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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준모의세계시선] 변화를 모색 중인 동아시아의 안보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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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국제질서가 요동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동맹강화가 중국과 러시아의 결속력 강화와 충돌하면서 힘겨루기가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일본과 함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서두르고 군사안보적으로는 사실상 일본의 재무장을 용인했다. 지난 4월 25일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을 방문해 영유권 갈등 중인 센카쿠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가 미·일 안보조약의 적용 범위에 포함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중국에 대한 봉쇄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우준모 선문대교수·국제정치학
이에 맞서 중국은 러시아와의 ‘전면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강화하는 맞불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20일 정상회담을 통해 ‘다른 나라의 내정간섭에 반대한다’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 합병을,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및 티베트와 신장위구르 독립 문제 등을 놓고 미국의 개입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시진핑 주석은 미·일 동맹의 중국 봉쇄전략에 대응하고자 아시아 지역에 평등하고 개방적인 안보기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아시아 지역 국가들끼리 협력해 국제기구를 만들고 안보와 지역 현안을 직접 처리하고 책임지자는 것이다. 동아시아는 군사안보적 긴장이 상존한다는 점과 중국의 국력을 고려할 때 아시아 안보기구 창설제안은 진지한 검토와 대응이 필요하다.

국가 간 안보협력은 형태와 방식에 따라 구분해서 설명할 수 있다. 형태적으로는 집단방위와 집단안보로 나뉜다. 집단방위는 참가국들 외부에 명시적인 위협세력을 상정하고 이에 대해 집단방위 참가국이 공동대처한다는 개념이다. 반면 집단안보는 참가국들이 기존의 평화와 질서를 유지하는 데 힘쓰고 이를 위협하는 세력이 등장하지 못하도록 공동으로 예방하고 응징한다는 개념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전자를, 국제연합(UN)이 후자를 대표하는 예이다.

협력의 방식은 양자주의와 다자주의로 대별된다. 양자주의는 국가 간 차별성과 배타성, 그리고 구체적인 호혜성을 지니며 쟁점에 대해 이해관계가 걸린 국가가 직접 양자 간의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다자주의는 국력의 규모에 상관없이 참여하는 국가들이 동등한 자격을 지니고 권리와 의무도 함께 해 쟁점을 집단적으로 해결하려는 방식이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동아시아에서 허브 앤드 스포크(Hub and Spoke) 구조의 양자주의적 안보체제를 구축했다. 이것은 자전거 바퀴의 축과 살의 관계처럼 미국이 축이 되고 한국과 일본 등이 대상국이 돼 한·미 동맹, 미·일 동맹을 형성한 것을 말한다. 이 체제는 집단방위체제로서 외부의 위협에 대응하는 방어전선을 확립한 것이다.

시진핑 주석이 제안한 아시아 안보기구는 다자주의적 집단안보 구상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국가 간 안보협력체를 형성하는 근간은 구상을 선언하는 데 있는 게 아니다. 안보협력이 가능한 국가라는 신뢰할 만한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우준모 선문대교수·국제정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