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조건, 초·중학생 ‘화목한 가정’ 고교생 ‘돈’

우리나라 초·중학생들은 행복의 조건으로 ‘행복한 가정’을 꼽았지만, 고등학생은 ‘돈’을 선택했다. 학생들이 느끼는 행복의 정도는 6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34개국) 조사 대상 국가 중 꼴찌(23위)로 나타났다.

1일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의 ‘2014년 한국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국제 비교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74로 OECD 회원국 평균인 100에 훨씬 못미쳤다. 주관적 행복지수는 유니세프의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를 바탕으로 OECD 평균 100을 기준으로 했다.

우리나라는 2009년 64.3, 2011년 66, 2013년 72.5에 이어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조사 시작 이후 6년째 OECD 회권국 조사대상 국가 중 최하위다. 연구소는 3월부터 두 달간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6946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행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초등학생 43.6%는 ‘화목한 가정’이라고 응답했고, 그다음으로는 건강(20.6%)과 자유(13%)라고 답했다. 중학생도 ‘행복한 가정’을 행복의 조건으로 꼽았지만 23.5%로 초등학생보다 낮았고, 15.4%는 성적향상을 중요하게 여겼다.

반면 고등학생은 행복의 조건으로 돈(19.2%)을 가장 중요시했다. 근소한 차이로 성적향상이 18.7%로 뒤를 이었고, 이어 화목한 가정 17.5%, 자유 13% 등의 순으로 답했다.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돈과 성적을 중요하게 여긴 것이다.

행복지수 6개 영역 가운데 주관적 행복지수는 가장 낮았지만 교육(122.2), 행동과 생활양식(128.8)은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물질적 행복(111.9)과 보건과 안전(111.1) 역시 OECD 회원국 평균인 100보다 높았다. 가족과 친구관계는 98.9로 평균보다 약간 낮았다.

이번 연구에서 초등학생의 스마트폰·게임 이용과 행복지수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1시간 이하일 때 행복감을 느끼는 비율이 가장 높았고, 3시간을 넘어가면 그 비율이 가장 낮았다.

조병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