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공천 실패로 지방선거 부진 초래”

새정치연합 초·재선, 책임론 제기
“광주승리 전략공천 때문 아니다… 중도노선 강화 등 전략부재 노출”

6·4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새정치민주연합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됐다. 선거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 나온 것은 지도부의 공천 실패와 중도노선 강화 등 전략 부재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당내 초·재선 의원 모임인 ‘더 좋은 미래’가 11일 개최한 ‘6·4 지방선거 평가와 새정치민주연합의 과제’ 토론회는 “(지금 지도부와 전략으로는) 정권교체를 해낼 수 없다”는 아우성으로 지도부 성토대회를 방불케 했다.

토론회를 주관한 재선의 우상호 의원은 토론회에서 “지도부가 통합 후 과정 관리를 잘못했다”며 공천 실패를 선거 결과 부진의 첫째 원인으로 꼽았다. “안철수 공동대표 쪽이 자기 세력을 박으려고 질질 끈 게 아니냐”는 등 다소 거친 발언도 나왔다. 초선으로 지도부 일원인 신경민 최고위원도 “이런 지도부를 가지고 앞으로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 심각한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스스로 “핵심 지도부는 아니다”고 한 신 최고위원은 “(광주 승리는) 강운태가 (상대)후보라서 나온 결과”라며 “(윤장현 후보)전략공천의 승리는 아니다”고 못박았다. 각각 충남도당 공천위원장, 경기도당 공천위원을 맡았던 박완주, 유은혜 의원도 우 의원의 의견에 동의했다.

지도부의 중도 외연 강화 전략에 대해서도 쓴소리가 쏟아졌다. 우 의원은 “지도부의 중도론은 엄밀한 의미의 중도론이 아니다”며 “수권을 위해 진보의 재해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의 당선은 중도화 전략이 아닌 진보의 재해석이 이뤄낸 결과라는 얘기다. 이목희 의원은 세월호 참사에서의 국민 분노 정서를 표심으로 연결시키는 전략이 없었다며 “당 지도부가 작은 것을 큰 것으로 만드는, 구체적인 것을 추상화시키는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었는데 못했다”고 꼬집었다.

초·재선 의원들의 ‘지도부 성토’는 예견됐던 일이라는 분석이다. 무공천 번복·공천 과정에서 의원과 지도부의 골이 깊어진 데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더 좋은 미래’ 멤버와 안 대표는 애초 결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안 대표 측은 “예상했던 일이지 않냐. 그러려니 한다”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안 대표의 지지율이 하향세인 데다 반등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 속내는 복잡하다. 당내에서는 초·재선의 움직임에 “합당이 아니었으면 올해 초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어려운 시절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홍주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