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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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세월호는 국가시스템 실패"…개혁특위 제안

이완구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앞)가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며 국회 ‘국가개혁특별위원회’ 설치 등을 제안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11일 국가 시스템의 전면적 개혁을 앞장서 수행할 기구로 국회에 ‘국가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세월호 사태의 원인은 ‘국가시스템의 실패’”라며 “대한민국 대변혁을 이뤄내기 위해 국회에 국가개혁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한다. 여기에서 국가 대개혁을 위한 종합 플랜을 여야가 함께 마련할 것을 야당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원내대표 취임 후 데뷔전 성격인 첫 연설에서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한 ‘국가대개조’를 지원하고 나선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국가개혁특위 산하에 ▲국회개혁위원회 ▲정부개혁위원회 ▲민생개혁위원회 3개 위원회를 설치하자고 제의했다. 국회개혁위에서 ‘그린 라이트(무쟁점법안 신속처리)’ 도입, 국가원로회의 신설,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제도 개선 등을 골자로 한 국회선진화법 개정안을 논의해 조속히 처리하고 정부개혁위에서는 분야별 관피아(관료+마피아) 개혁 종합플랜을 마련하자고 요청했다. 민생개혁위는 정부까지 참여하는 여·야·정 기구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피력했다. 세월호 참사 후속 대책으로는 국회가 반드시 ▲정부조직법 개정안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유병언법(범죄수익은닉규제 및 처벌에 관한 법률) 4대 입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6·4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국민은 여야 모두에게 엄중한 메시지를 줬다”며 “여당에는 대한민국 사회에 쌓인 적폐를 청산하지 못하고 사회 곳곳에 퍼진 관피아 문제를 제대로 고쳐내지 못한 데 대한 엄중한 경고와 동시에 이 문제를 해결할 마지막 기회를 줬다”고 평가했다. 또 “야당에는 과거에 매몰돼 정부만 비판하고 세월호 비극조차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자세에 대한 경고와 함께 우리 사회의 문제를 여당과 협조해 함께 해결하라는 메시지를 줬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김학용 의원을 팀장으로 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 및 국민안전 혁신 TF(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세월호 참사는 후진적 국가시스템의 결과이고 그 책임은 국회에 있다’는 진단은 청와대와 정부의 책임을 가리려는 것이고 ‘국회 정상화’, ‘통렬한 반성’, ‘혁신’은 청와대 책임론을 차단하기 위한 수단이 됐다”며 “정직하지 못한 것이고 국민을 속이는 일”이라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어떻게든 청와대의 ‘청’ 자도 꺼내지 않으려고 고심하신 흔적이 역력해 보인다”라고 꼬집었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통화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청와대와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는 바탕 위에 국가개혁특위를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천종·이우승 기자 sk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