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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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끝나자 중기청 산하단체 줄줄이 낙하산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중소기업청 산하 공단과 단체의 상임감사직에 여권 낙천인사들이 줄줄이 임명되고 있다고 한겨레가 13일 보도했다. 이로 인해 중기청 내부는 물론 산하 단체들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정부는 중소기업청 산하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 상임감사로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18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이영애씨를 지난 10일 임명했다. 이씨는 전국어린이집연합회 회장 출신으로 2007년 대통령선거에서 옛 한나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분과 위원장을 지냈다. 18대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했으나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공천을 받지 못했다. 중진공 상임감사는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라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에서 임명하도록 돼 있다.

중기청 산하 중소기업유통센터도 앞서 지난 9일 전 용산역세권개발(주) 경영본부장인 윤정균씨를 공석이던 상임감사에 임명했다. 윤씨도 제17대 대통령 취임준비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냈으며 지난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서울 용산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떨어졌다. 그는 최근 청와대 수석에서 물러난 친박핵심 인사의 후원회장을 맡아왔다. 19대 총선을 앞두고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 공개한 자신의 블로그에 청와대 핵심인사의 지지 인터뷰를 공개하며 위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유통센터는 중진공이 100% 자본출자한 기관이지만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된 탓에 상임감사와 이사 등의 임명권을 중소기업청이 모두 갖고 있다.

중기청은 최근 임기가 만료된 유통센터 사업이사 후임자 공모와 관련해서도 전직 국회 고위직 인사의 고교 후배를 3배수 인사대상에 포함시킨 뒤 발령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단과 유통센터 상임감사의 연봉은 모두 1억4000만원대이며, 유통센터 이사직은 1억원대에 이른다.

공공운수노조 중소기업진흥공단지부는 11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이영애 상임 감사는 중소기업 관련 업무 경력이 전무할 뿐만 아니라 발령 전부터 중소기업 정책자금 지원과 관련해 무리한 청탁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며 “한해 3조원 이상의 중소기업 정책자금을 취급하는 기관의 감사로서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지난 4월부터 정부 쪽에 이런 의견을 전달했으나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청와대가 서둘러 임명을 강행했다”면서 “낙하산 인사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