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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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감 선거 ‘캔디고 효과’ 거의 없었다

SNS 파문전 진행 사전투표
‘조희연 후보 1위’ 결과 같아
6·4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이른바 ‘캔디 고(고승덕 후보의 딸) 사건’이 없었다면 선거 결과는 달라졌을까? 지난달 30∼31일 치러진 사전투표 결과를 종합하면 답은 ‘그렇지 않다’ 이다.

15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읍·면·동 개표자료’에 따르면 사전투표 결과는 조희연 후보 34.6%, 고승덕 후보 33.7%, 문용린 후보 25.6%로 당선자인 조 후보가 1위를 기록했다. 이는 ‘관외 사전투표’와 ‘각 동별 관내 사전투표’ 결과를 더한 것이다.

사전투표 결과 조 후보와 고 후보가 1%포인트 이내의 접전을 벌였지만, 이는 ‘여론조사 줄곧 1위였던 고 후보가 딸의 페이스북 글 파문으로 떨어지고, 조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었다’는 지금까지의 분석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고 후보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 직전까지 실시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2위 후보와 5%포인트에서 많게는 10%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리며 1위를 달렸다. 그러나 무응답 비율이 워낙 높은 탓에 ‘선거 결과를 섣불리 예상하기 어렵다’는 단서가 따랐다.

이런 와중에 캔디고 사건이 터졌다. 지난 달 31일 오후 4시쯤 고 후보의 딸 캔디고(고희경)씨가 ‘아버지는 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장문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파문은 일파만파로 번져나갔다. 30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이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막판 변수가 반영되지 않는다’며 사전투표 무용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후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조 후보와 문 후보의 접전으로 예측됐다. 고 후보에게서 떨어져나온 이탈표를 누가 얼만큼 가져가느냐가 당선자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사전투표 결과와 본투표일(4일) 당일 투표 결과를 비교하면, 고 후보의 이탈표는 조 후보와 문 후보가 비슷하게 나눠가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고 후보의 본투표 득표율은 22.1%로 사전투표 때보다 11.6%포인트 줄었다. 반대로 조 후보는 40.1%, 문 후보는 31.8%로 각각 5.5%포인트, 6.2%포인트 늘었다. 4위 이상면 후보의 득표율은 사전투표 6.1%, 본투표 6.0%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조 당선자도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체 여론조사 등을 통해) 고 후보 딸의 페이스북 글이 올라오기 전에 이미 굉장히 가파르게 지지율이 상승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자치구별로 사전투표와 본투표 결과의 차이는 다르게 나타났다. 조 후보의 득표율이 40%를 넘은 관악·노원 등지에서는 조 후보의 득표율 상승폭이 문 후보보다 조금 크거나 비슷했다. 반면 서초구와 강남구에서는 문 후보의 득표율 상승폭이 조 후보보다 2∼3배 컸다.

요약하면 ‘캔디 고 효과’로 문 후보로 보수표가 몰리는 효과가 부분적으로 나타나기는 했지만, 크게 보면 조 후보가 신승 대신 낙승을, 고 후보 대신 문 후보가 2위를 차지하는 구도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