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품목별로 부품보유기간을 설정하고 있지만, 권장사항일 뿐이어서 있으나마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는 지난 2012년부터 지난 5월까지 소비자고발센터에 접수된 민원 중 부품보유기간임에도 부품이 단종돼 수리를 받지 못한 사례가 432건에 달했다고 19일 밝혔다.
특히 지난 2012년 157건이던 관련 민원 건수는 지난해 191건으로 늘었고, 올해 들어서는 5월까지 84건이 접수되는 등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유형별로는 가전제품이 280건으로 가장 많았고, IT기기는 118건, 자동차는 34건이었다.
가전제품 중에서는 TV가 120건으로 가장 많았고, 냉장고(48건), 세탁기(28건), 청소기(26건), 정수기(22건), 전자레인지(18건) 등 순이었다.
IT기기 중에서는 헤드폰과 스피커 관련 민원이 66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자동차의 경우 수입차 관련 민원이 전체의 79.4%(27건)에 달했다.
이런 피해는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짧아지면서 업체들이 비용 부담을 이유로 단종된 제품의 부품을 보유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사후서비스(AS)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가전은 6∼8년, IT제품은 3∼5년, 자동차는 8년의 부품보유기간을 설정했지만 권장사항일 뿐 강제규정은 아니다.
이 때문에 5∼10년을 사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제품을 구입하지만, 불과 몇 년 만에 부품이 없어 수리를 받지 못하고 새 제품을 사야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부품 단종으로 수리를 못할 경우 업체들은 제품의 잔존가치에 구입가격의 5%를 가산해 보상을 해준다.
그러나 감가상각을 통해 산정한 보상금이 얼마 되지 않아 새 제품을 구입하는데 많은 비용이 든다.
예를들어 내용연수가 7년(84개월)인 TV를 300만원에 구입해 5년(60개월)을 사용한 뒤 부품이 없어 보상을 받는다면, 구입비용에서 감가상각비(214만원)를 제한 86만원에 구매가의 5%를 가산한 101만원만 받을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주행거리나 보관 정도 등에 따라 잔존가치가 크게 달라져 가전처럼 일괄적인 계산법을 적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분쟁으로 이어지는 일이 허다하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부품보유기간 등 규정의 강제성이 없다보니 소비자들만 피해를 본다"며 "부품보유기간을 의무화하고 부품이 없어 감각상각 보상을 할 경우 가산비율을 높여 소비자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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