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던 서울시내 고가의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이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SH공사 안팎에서는 대형물량이 공공성 원칙에서 벗어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22일 서울시와 SH공사에 따르면 114㎡(34.5평) 규모 이상의 장기전세주택 861호에 대한 단계적 매각 혹은 분납임대 전환 계획이 논의되고 있다. 분납임대 전환은 10년이나 일정 기간 집값을 나눠 내고 임대기간이 종료되면 소유권을 이전하는 방식이다.
매각 대상은 SH공사가 2008년 12월에 사업을 승인받아 건설한 아파트들이다. 강일지구(420호), 천왕이펜하우스 2·3·5단지(432호), 왕십리주상복합건물(9호)로 강동구와 성동구에 몰려 있다.
이러한 논의는 시프트 제도 도입 취지에 비춰볼 때 바람직한 방향 전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비싼값의 장기전세주택에 거주하는 일부 고소득자에게 최장 20년의 전세 기간 보장은 잘못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고소득자의 장기전세주택 거주가 애초 취지에 한참 어긋난 점에 공감한 다른 기관들도 제도 개선을 주문해 왔다.
일례로 감사원은 지난해 4월 “자력으로 주택구입이 가능한 고소득자에게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해 그만큼 저소득 서민의 장기전세 입주 기회가 제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문이었던 셈이다. 서울시의 경영혁신 방안을 컨설팅한 맥킨지와 삼일회계법인도 중·대형 또는 일부 고가 장기전세 주택에 분납임대 제도를 도입해 대형 물량을 정리하는 게 좋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시는 2009년 6월 개정된 임대주택법에 따라 20년 동안 매각이 제한되는 장기전세주택은 이번 논의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매각이나 분납임대는 임대주택법 개정 전에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만든 장기전세주택 861호만이 대상으로 추진된다. 최장 20년의 전세기간을 보장하기로 한 기존의 계약은 존중된다. 이들 아파트의 실거래 평균가격은 5억2000만원이다. 퇴거자 발생에 따라 아파트를 시세의 80%로 해마다 5%씩 매각하면 해마다 179억원의 수익이 발생해 SH공사 재정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매각한 물량만큼 소형 임대주택을 사들여 임대주택의 총량은 유지할 계획이다.
서울시 주택정책실 관계자는 “1차 검토 결과 매각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올해까지 조치 방안을 결정하고 내년부터 실행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고소득자에 공급 ‘공공성 원칙’ 배치 비판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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