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사퇴한 정 총리를 주저앉히면서 국정쇄신 동력을 얻을 계기를 만들지 못한 데다 역대 최대 규모의 7·30 재보선을 앞두고 야권의 반발이 거세 국정과제 추진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7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청와대·내각 개편 후 처음 열린 당·정·청 회의에서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오른쪽 두번째)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청와대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김동연 국무조정실장 등이 참석했다. 남정탁 기자 |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부상한 공직사회 개혁과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박근혜정부 2기 내각의 최대 국정과제다. 이날 당청청 회의에서 세월호 관련법 조속 처리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예고한 것도 공직개혁, 경제혁신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일 국정과제를 실천하기 위해 ‘국무총리·경제부총리·사회부총리’ 3각 체제로 책임내각을 구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구상은 시작부터 흔들리고 있다. 정 총리가 공직개혁, 국가개조의 드라이브를 걸기에는 구심점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이날 “안대희 총리 카드가 무산되면서 사실상 국가개혁 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렸다”면서 “유임된 정 총리가 국가개조를 이끌 만한 국정 장악력을 확보해 주기를 기대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권 한 관계자도 “정 총리는 사의표명으로 위상이 약화돼 국가개조를 추진하기엔 역부족일 것”이라며 “결국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세월호 관련 법안의 처리를 위해서는 야당의 협조를 얻어야 하는데 정 총리의 유임으로 야당의 반발 강도는 더 세졌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을 놓고 지루한 정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도 만만치 않은 여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안종범 경제수석은 경제혁신 추진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최 후보자와 안 수석은 경제정책에 관련한 현 정부의 실세로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왔다. 그러나 경제현실은 녹록지 않다. 침체에 빠진 경기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고 있는 데다 한국경제의 저성장 구조도 개선되지 않고 있어서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