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청문회 전쟁…野 "5명 낙마" VS 與 "밀리면 끝장"

2기내각 후보자 9인 놓고 전운 고조
‘창과 방패’의 싸움인 국회 인사청문회 전쟁의 막이 올랐다. 29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내달 초엔 박근혜정부 2기 내각 부총리와 장관(급) 후보자 8명의 청문회가 잇따라 열린다. 야권은 부적격 인사는 반드시 떨어뜨리겠다며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여당은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 사퇴 후 더 이상 낙마는 없다며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정홍원 총리 유임 등 인사 혼란 및 7·30 재보선 정국과 맞물려 필사적인 여야 청문 공방이 예상된다.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이제원기자
◆野, “김명수·이병기 절대 불가”… 與 “청문회는 열어야”

새정치민주연합은 후보자 9명 모두 흠이 있다는 판단이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각종 의혹과 논란에 둘러싸인 부상병 집합소와 다름없는 장관 후보자의 검증을 엄정하게 최선을 다해 임할 것”이라고 전의를 불살랐다. 정 총리 유임에 더욱 자극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총리가 허물이 많다면 장관이라도 정상이어야 한다. 준엄하게 청문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당내엔 강경 분위기가 번지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최대 4, 5명을 낙마 리스트에 올려놓고 집중 공세를 벌일 계획이다. 특히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병기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반드시 낙마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윤관석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다른 후보자에 비해 김 후보자 표절 의혹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다”며 “자기 논문 표절, 제자 논문 가로채기, 연구 성과 부풀리기 등 의혹이 난무한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은 “논문표절의 갑(甲)”이라며 사퇴 압박의 고삐를 연일 조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야당 파상공세에 적극 대처한다는 입장이다. 더 이상 밀리면 재보선 참패는 물론 정국 주도권을 잃고 야권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9명 전원 살리겠다는 방침이다. 한때 “김 후보자만은 어렵다”며 부정적이었던 당내 여론이 청문회에서 본인 해명을 들어보자는 쪽으로 선회한 것도 적전 분열의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영석 원내대변인은 통화에서 “본인 해명을 듣고 청문회를 통해 형성된 국민여론도 참고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정, 지방선거 출마자에 후원금 수수 의혹… 김명수 또 논문 의혹

새정치연합은 후보자 관련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여성가족위 소속 진선미 의원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최근 6년간 정치후원금을 분석한 결과 부산 지역 지방선거 출마자 10명으로부터 8860만원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 중 김 후보자 지역구인 부산 연제구 지역 출마자 8명은 7620만원을 후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 의원은 “김 후보자 고액후원자에는 이위준 연제구청장(1240만원), 안재권 시의원(1880만원), 이주환 전 시의원(680만원) 등이 있다”며 “공천에 가장 영향력이 큰 지역구 의원에게 출마자 다수가 고액을 후원하는 것은 대가성으로 오해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박홍근 의원은 김 후보자가 2011년 연구비를 신청하며 1, 2년 전에 발표한 제자 학위 논문을 요약한 연구계획서를 제출했다는 의혹을 추가했다. 도종환 의원은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음주운전 해명과 관련해 “적발 장소가 자택과 반대 방향으로 확인돼 처음 해명과 다르다”며 ‘거짓말’ 의혹을 제기했다.

이우승·김채연 기자 ws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