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朴대통령 "신상털기식 비판에 총리인선 어려움"

‘정홍원 유임’ 불가피성 직접 설명
문창극 총리 후보자 등 낙마관련 검증실패 반성보다 野에 책임 돌려
박근혜 대통령은 30일 정홍원 국무총리 유임과 관련해 직접 설명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분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총리 후보자의 국정수행 능력이나 종합적인 자질보다는 신상털기식, 여론재판식 비판이 반복돼 많은 분들이 고사하거나 가족 반대로 무산됐다”고 인선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청문회에 가기도 전에 개인적인 비판과 가족 문제가 거론되는 데는 어느 누구도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 같고 높아진 검증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 분을 찾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웠다”는 게 박 대통령의 해명이다. 박 대통령이 처음으로 정 총리 유임 배경을 직접 설명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김기춘 비서실장을 쳐다보면서 현행 청와대 인사시스템과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허정호 기자
하지만 박 대통령이 안대희,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의 잇단 낙마에 대한 책임을 부적절한 인선과 검증실패에 따른 것으로 반성하기보다는 야당과 언론의 혹독한 인사검증 탓으로 돌렸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박 대통령이 제시한 인사시스템 개선 방침도 ‘늑장 대응’이란 지적이다. 박 대통령은 “유능한 공직후보자를 상시 발굴해 인재풀을 만들고 이들에 대한 평가와 검증자료를 평소에 미리 관리해 필요한 자리에 꼭 필요한 인재를 찾아 쓰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정권 초기에 각료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하는 ‘인사참사’를 겪은 이후 인사시스템 개선을 약속했으나 여전히 공직후보자 상시발굴과 평가관리라는 기본적인 사안도 제대로 점검하지 못했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1일 강원도 동부전선에서 발생한 GOP(일반전초)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선 “총기난사 사건으로 소중한 장병들이 희생이 됐는 데 대해 유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잊을 만하면 터지는 군부대 사고로 군대에 자녀를 보낸 부모님들이 느끼실 불안감을 생각하면 참으로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