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부산에서 진행된 약사 대상 동물의약품 세미나에 갑자기 지자체 담당자들이 들이닥쳤다. 불법으로 동물실험을 하고 있다는 민원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이 과정에서 약사들과 공무원 간 실랑이가 벌어졌다. 최근 경기도에서는 동물약국의 약사와 취급 중지를 요구하는 인근 동물병원 수의사의 지속된 갈등 끝에 경찰이 출동하는 일도 벌어졌다.
지난해 8월 수의사 처방제 도입과 함께 동물의약품을 다루는 동물약국이 크게 늘면서 약사-수의사 간에 마찰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그 전까지는 아무나 동물의약품을 살 수 있었지만, 동물의약품 오남용이 사회문제화되자 일부 항생제와 백신 등 인체에 위해를 줄 수 있는 의약품은 수의사 처방이 있어야만 살 수 있도록 제도가 바뀌었다.
동물의약품 분야의 의약분업이라 할 수 있는 수의사 처방제가 실시되면서 약사들이 동물의약품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한 게 갈등의 시작이다. 대한동물약국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현재 동물약국은 총 2917곳으로, 전국 2만여 약국 중 15%에서 동물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929곳에서 7개월 만에 1000곳 가까이 늘었다. 수의사들은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다. 서울 마포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한 수의사는 “동물에 대해 무지한 약사가 자가진료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기 김포시의 한 동물약국 약사는 “6000원짜리 동물용 안약을 동물병원에서는 3만원 받는다”면서 동물의약품을 다루는 곳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반박했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2년 현재 9000억원 수준인 국내 애완동물 관련 시장은 애완동물 반려화, 인구 고령화에 따라 2020년 6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애완동물 시장이 약 57조원, 일본은 약 16조원 규모다.
세종=윤지희 기자 phhi@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