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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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재보선 후보 등록 마감…주도권 잡기 총력전

11일 15곳 후보자 등록 마감… 경쟁률 3.7대1
野 '권은희 파동' 악재 돌발… 與, 과반회복 반사이익 기대

7·30 재보선 15곳의 후보자 등록이 11일 마감됐다. 이번 재보선은 역대 최대 규모로 전국에 걸쳐 실시된다. 민심의 현 주소가 드러나 정국 주도권이 좌우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의 원내 과반의석 유지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향배,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체제의 사활 등이 걸려 있다. 군소정당의 존재감도 판가름난다.

승부처는 서울 동작을과 경기 수원을·병·정, 김포, 평택 6곳이다. 수도권 대결은 전체 판세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전국 이슈로 부각한 ‘권은희 공천 파동’에 대한 여론의 평가는 중요 변수로 꼽힌다.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광주 광산을 전략공천을 놓고 여야가 연일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막판 변수는 여권연대 성사 여부와 투표율이다. 

공천장 받는 나경원 새누리당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왼쪽)가 11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7·30 재보선 공천장 수여식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나경원 후보에게 공천장을 전달하며 악수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與 ‘權 때리기’, 과반전망 ‘암울 → 희망’

새누리당은 “너 잘 만났다”며 권 전 과장을 융단폭격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11일 비대위 회의에서 “우리 정치권이 공무원 조직에 못할 짓을 한 것 아닌가 걱정된다”고 꼬집었다. 조해진 비대위원은 “야당의 협잡공천에 분노한 국민은 거짓폭로에서부터 공천 과정까지 특검을 해서라도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권 전 과장이 후보등록을 앞두고 사직서를 낸 점, 새정치연합이 기동민 후보를 서울 동작을로 뺀 점 등을 들어 “조직적으로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진 국민기만형 공천”이라고 규정했다.

권 전 과장 공천 문제를 최대한 부각함으로써 세월호 참사와 국무총리 후보의 연이은 낙마 사태 등으로 확산된 반여 정서를 차단하고 비난의 화살을 야당 쪽으로 돌리려는 전략이 읽힌다.

당내에선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재보선 비관론이 우세했다. 하지만 야당의 ‘내리꽂기’, ‘돌려막기’ 등 무원칙 공천에 따른 내분으로 한시름 놓게 됐다. 공천 후유증에 휩싸인 야당 지지층의 분열로 반사이익을 거둘 가능성이 커졌다. 새누리당이 4곳 이상에서 이기면 과반을 지키고 박근혜정부의 각종 정책과 입법의 추진력을 얻게 된다. 과반이 무너지면 모든 게 흐트러진다.

◆野, ‘권은희 카드’ 여진 계속

기 후보의 동작을 공천이 새정치연합의 공천 스텝을 꼬이게 했다면 권 전 과장의 광산을 공천은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비등점까지 끌어올렸다. 조기 전대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략공천에 대한 지도부의 책임론에 공감을 표하며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많은 변화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성적표에 따라선 지도부 교체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얘기다. ‘수원 삼각벨트’ 선봉장으로 팔달(병)에 출마한 손학규 상임고문도 “당력을 집중해 선거에 이기고 나서 우리 문제를 열어놓고 보는 계기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선거 후 지도부 공천 문제의 공론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당내 비판은 권 전 과장 공천 자체보다도 지도부의 전략적 판단에 대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외압 의혹 폭로의 진정성을 희석시킨 공천이라는 것이다. 우원식 최고위원이 “‘대한민국의 딸’을 ‘광주의 딸’로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또 권 전 과장이 사직 10일 만에 정치권에 뛰어들면서 ‘정치 욕심’이 두드러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수층 결집에 대한 우려도 있다. 투표율이 낮아 지지층 결집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재보선에서 상대 지지자를 투표장으로 이끄는 전략적 실책이라는 평가다.

野 권은희와 기동민 11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7·30 재보선 공천장 수여식에서 광주 광산을의 권은희 후보(왼쪽)가 당에서 받은 운동화를 들고 서울 동작을의 기동민 후보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제원 기자
◆여야, 필승 다짐… 경쟁률 3.7대 1

여야는 재보선 후보에게 공천장을 수여하고 필승을 다짐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무조건 당선돼 국민을 위해 일해 달라”고 기원했다. 새정치연합은 후보에게 당의 상징색인 파란색 운동화를 나눠주고 필승 결의를 다졌다. 격전지는 본격 레이스에 들어간 양상이다. 동작을의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는 기 후보가 ‘나 후보는 이미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졌고 그걸로 검증됐다’고 말한 데 대해 라디오인터뷰에서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 참 예의가 아니지 않나”고 반격했다. 손학규 후보는 “군림하는 자세로는 국민을 이끌고 나갈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중앙선관위는 15개 선거구에 55명이 후보 등록을 마쳐 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15명, 새정치연합 14명, 통합진보당 7명, 정의당 6명, 노동당 2명, 무소속 11명으로 집계됐다. 수원병이 6명으로 가장 많았다. 동작을과 광산을은 5.1의 경쟁률을 보였다. 공식 선거운동은 17일부터 13일 동안 진행된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