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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엔의 ‘위안부 비판’, 일본은 낯 뜨겁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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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이 그제 스위스 제네바의 유럽본부에서 열린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에서 일본 정부에 “일본군위안부를 지칭할 때 ‘강제 성노예’라는 표현을 쓰라”고 권고했다.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도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1990년대부터 유엔 인권위원회 등 많은 국제기구가 위안부 문제에 관한 수많은 보고서를 내고, 일본 정부에 해결을 권고했지만 진전이 미미했다”며 “전쟁범죄와 국제법에 대한 책임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일본 정부가 유엔에 제출한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 이행’ 관련 정례보고를 심사하면서 나온 소리다.

일본군위안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이 어떤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비판이다. 일본은 어떻게 반응했는가. 부끄러운 몰골을 또 드러냈다. 일본 정부 대표단은 이 자리에서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를 성노예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위안부가 노예조약의 정의에 맞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성노예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부끄러움도 모른 채 1993년 8월 일본군위안부 강제 동원을 사죄한 고노담화를 부정하려는 아베 신조 정권의 비뚤어진 역사관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참으로 딱한 일본이다. 일본군이 1931년 만주를 침략한 이후 일본군의 성노예로 인권을 참혹하게 유린당한 점령지의 여성은 20만명을 웃돈다. 뒤집을 수도, 부정할 수도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일본 정부가 이를 부정하고자 하니 세상은 일본의 양심을 비웃는다. 그 결과가 이번 유엔의 비판이다.

조만간 서울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논의할 한·일 국장급회의가 다시 열린다. 지난 4, 5월 서울과 도쿄를 오가며 두 차례 협의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일본이 비뚤어진 생각을 고치지 않은 결과다.

내년에는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는다. 반세기에 걸친 한·일 협력관계는 침략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아베 정권의 퇴행적 역사관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일본은 국제사회의 조롱을 받으며 앞으로도 잘못된 길을 걷고자 하는가. 일본은 언제까지 ‘과거의 굴레’에 머물러 있을 텐가. 이제라도 달라져야 한다. 새로운 미래를 향해 가려면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 그리고 법적 책임을 다하려는 세계 시민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것이 일본의 미래를 위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