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고령군에서 구제역 양성 반응을 보인 돼지들이 최근 예방 접종을 마쳤던 것으로 확인돼 감염 배경에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해당 농장주는 지난 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 이 농장 돼지 875마리에 대해 구제역 예방 접종을 실시했다. 하지만 이 중 40여두가 백신을 맞고도 발굽이 벗겨지고 출혈을 보이는 등 구제역 증상을 보이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원인에 대해 돼지를 대상으로 한 구제역 백신의 현저히 낮은 효과를 지적하고 있다. 국내에 유통되는 구제역 백신의 경우 항원을 프랑스, 영국 등에서 들여온다. 이를 다시 국내 업체에서 배양해 백신을 만드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렇게 들여온 항원은 소가 주 대상이며 임상실험 역시 소에게 한다. 이 때문에 소의 경우 항체 생성률이 90%를 넘어서지만 돼지의 경우 그렇지 않다. 대한한돈협회에 따르면 새끼를 낳는 모돈은 항체 생성률이 80%, 식용으로 유통되는 비육돈의 경우 항체생성률이 60% 미만으로 떨어진다. 실제 경북도가 최근 조사한 관내 돼지의 구제역 항체 생성률은 56% 수준이었다.
대한한돈협회 관계자는 “60%라는 것도 평균치일 뿐 항체 생성이 70∼80%에 이르는 농장이 있는 반면 수차례 접종을 하고도 아예 항체가 형성되지 않는 농장도 있는 등 차이가 크다”며 “아직까지 돼지에게 완벽한 효과를 보이는 백신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며 결국 100% 예방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제대로 예방 접종이 됐는지도 의문이다. 농장주들이 상품 가치의 하락을 우려해 구제역 예방접종을 꺼리는 경우도 적지 않아서다. 경북 칠곡에서 돼지를 사육하고 있는 한 농장주는 “보통 목 부위에 주사하는데 이 경우 가끔 해당 부위에 이상육(조직이 흐물해지는 현상)이 발생해 출하 가격이 20∼30%까지 떨어지기 때문에 접종을 하지 않는 곳도 제법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지난달 돼지 구제역 예방접종 했는데…
기사입력 2014-07-28 23:31:36
기사수정 2014-07-28 23:31:36
기사수정 2014-07-28 23:3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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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소보다 항체 생성률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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