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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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도피 핵심조력자 불구속 수사 논란

검거된 박수경 등과 형평성 어긋나
신병 확보 급급… 궁여지책 무리수
“피의자와 거래 나쁜 선례 만들어”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 일가 도피 조력자 가운데 자수자에 대해 검찰이 불구속 수사키로 한 약속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자신들이 잡지 못한 지명수배자를 구속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걸어 자수를 유도해 겉으로는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론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지적이다. 특히 검찰이 그간 유 회장 도피 조력자들을 구속 수사한 뒤 재판에 넘겨왔던 것과 비교하면 이들에게 지나치게 가벼운 처분이란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29일 검찰에 따르면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유 회장 일가의 도피를 도와 지명수배됐으나 이달 내 자수한 이들에 대해서는 불구속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날 자수한 유 회장 운전기사 양회정(55)씨와 전날 자수한 ‘김 엄마’ 김명숙(59·여)씨 등이 그 대상이다.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명숙(김엄마)씨가 29일 재조사를 받기 위해 인천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이재문 기자

검찰은 김씨에 대해 전날 14시간 넘게 조사를 벌인 뒤 귀가시켰다가 이날 다시 소환해 조사하는 ‘출퇴근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유 회장 장남 대균(44)씨 도피를 수행했다가 지난 25일 검거된 박수경(34·여)씨는 ‘자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구속 수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검찰의 자수자 불구속 수사는 기존 수사 태도와 전혀 상반된 것이다. 검찰은 그간 유 회장 도피를 도운 인사들을 모조리 잡아들이며 압박수사를 벌여 왔다. 검찰은 도피 초기 은신처를 마련해 준 혐의를 받고 검찰에 자수한 일명 ‘신 엄마’ 신명희(64·여)씨를 지난 2일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이재옥(49)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과 유 회장 비서 신모(33·여)씨 등도 범인도피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그럼에도 유 회장과 동행하며 도주를 지원하고, 도피를 총괄 기획·지시하는 등 죄질이 가장 나쁜 김씨를 구속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수사망을 피해 달아나 지명수배가 된 피의자에 대해 검찰이 자수를 조건으로 선처를 베풀어 결과적으로 ‘거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도 일단 도망쳐 붙잡히지 않으면 속이 타는 검찰이 타협안을 제시할 것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실수사에 질타가 쏟아지는 등 궁지에 몰리자 검찰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선택한 궁여지책이라는 비아냥도 들린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유 회장 도피 조력자들의 신병 확보에 급급한 나머지 검찰이 무리수를 뒀다”며 “부실수사 논란으로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려다가 오히려 신뢰를 해치는 ‘악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천=조성호 기자 comm@segye.com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

지난 5월 25일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보도에 대하여, 유 전 회장이 밀항이나 정치적 망명을 시도하거나 정관계 로비나 비호를 받은 사실이 없으며, 금수원 내에는 지하터널이나 지하벙커가 없음이 검찰 수사 결과 확인되어 이를 바로 잡습니다.

또한, 유병언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으로부터 4대보험이나 국민연금을 받은 사실이 없으므로 청해진해운 회장이라고 할 수 없으며, 유 전 회장이 세월호 내부 증개축을 지시한 사실이 없으며, 유 전 회장의 세모그룹은 1997년 부도 당시 적법한 절차에 따라 법정 관리를 받았으며, 김혜경 씨 등 특정 개인이 유 전 회장의 비자금을 관리한 사실이 없으며, 경기도 안성, 경북청송 제주도, 경북 봉화, 울릉도 등의 영농조합들은 유 전 회장 소유가 아닌 해당 조합원들의 소유이며, 유 전 회장은 ‘김혜경이 배신하면 구원파는 모두 망한다’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왔습니다.

그리고 국과수를 통해 유 전 회장의 사망 시점이 확인됨에 따라서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유 전 회장의 도피를 조직적으로 도왔거나 ‘김엄마’와 ‘신엄마’가 도피 총괄 지휘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와 이를 확인하였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