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코레일과 코레일 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이들은 아직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 따른 ‘부채감축 계획’과 ‘방만경영 개선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현재까지 전체 38개 방만경영 개선실적 평가대상 공공기관 중 최소 23개 기관이 개선 이행에 합의한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코레일에 대한 국민의 불안이다. 세월호 사태 뒤 범국가적으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코레일은 지난 22일 강원 태백역에서 발생한 무궁화호와 관광열차 O-트레인의 충돌로 승객 1명이 사망했다.
이런 가운데 코레일은 현재 시행 중인 할인제도 중 종전 주중 월∼목요일 할인을 전 요일 정상운임으로 일원화하고, KTX 역방향 및 출입구 석과 철도이용 계약수송 할인을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코레일은 수요 확대를 이유로 이용률이 비교적 낮은 월∼목요일에 KTX는 7%, 새마을·무궁화호 열차는 4.5%의 요금을 할인해왔다. 또 KTX 역방향과 출입구 석은 5%, 철도이용계약수송은 10%를 할인했다. 따라서 이번 조치로 요금이 인상된 것이다.
코레일이 강성 노조와의 합의에 의한 근본적인 경영 정상화보다는 힘없는 국민을 대상으로 한 사실상의 요금 인상으로 채산성을 개선하는 방법을 택했다는 비난이 이는 대목이다. 요금 개편안 공개 시점도 의문을 낳고 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국회의원 재보선 선거일에 이런 개편안을 공개하는 게 지극히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코레일이 개편안에 대한 여론 반응을 떠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