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이 사건을 수사한 28사단 검찰부는 가해 선임병들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등 윤 일병을 살리려고 노력했고 폭행할 때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죄를 적용했지만 최상급 군 검찰인 국방부 검찰단이 사실상 이를 뒤집은 것이다.
28사단 검찰부의 기존 공소장을 보면 윤 일병 폭행사망사건의 주범 이모(26) 병장에게는 상해치사, 집단·흉기 등 폭행, 강요, 의료법 위반, 공동폭행, 위력행사가혹행위, 폭행, 강제추행 등 8가지 혐의가 적용됐다.
공범인 하모(22) 병장과 이모(22) 상병, 지모(20) 상병 등에게는 공통적으로 적용된 상해치사와 폭행, 공동폭행을 비롯해 4∼5가지 혐의가 적용됐다.
그러나 윤 일병에게 가해진 선임병들의 '엽기범죄'가 알려지면서 피의자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했다.
사건발생 당일인 4월 6일 윤 일병이 폭행으로 정신을 잃은 상황에서도 선임병들의 추가 폭행이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살인죄 적용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지난 4일부터 수사기록을 검토한 국방부 검찰단도 "법리적 부분에서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 여러 근거가 존재한다"며 28사단 검찰부가 살인죄를 적용하지 않은 것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검찰단은 "입증 곤란을 이유로 상해치사로만 공소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살인죄 성립 여부를 법원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윤 일병 사건을 이관받은 3군사령부 검찰부에 살인죄를 먼저 검토해주고 살인죄가 성립되지 않으면 상해치사를 검토해달라는 방식으로 군사법원에 공소를 제기할 것을 주문했다.
가해 병사들의 잔혹한 폭행 및 가혹행위를 고려할 때 미필적 고의로 살인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가해 병사를 살인죄로 일벌백계해야 한다는 국민 여론도 국방부 검찰단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국방부 검찰단의 법리검토 과정에서 일부 검찰관들이 가해 병사들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정황 등으로 볼 때 살인죄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제시하는 등 치열한 토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의자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하려면 고의성이 입증돼야 하는데 윤 일병 사건의 정황상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실제 3군사령부 검찰부가 군사법원에 살인죄를 주 혐의로, 상해치사를 예비 혐의로 다시 공소를 제기하더라도 살인의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법원이 상해치사 혐의만 인정할 가능성도 있다.
현행법상 상해치사죄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살인죄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연합>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