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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潘총장 ‘세계 인도주의의 날’ 희생자 추모

“구호 종사자 공격 안 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세계 인도주의의 날(World Humanitarian Day)을 맞아 인도적 구호 활동을 하다 목숨을 바친 희생자들을 추도했다.

반기문 총장은 19일 유엔본부 1층에 마련된 참배단에서 세계 각지에서 구호활동을 하다가 숨진 영령들에 조화를 바치고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인도주의 종사자들을 보호하는 문제를 논의했다.

세계 인도주의의 날은 2003년 8월19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에 의해 세르히오 비에이라 디 멜로 유엔 사무소장 등 22명이 숨진 것을 계기로 세계 각지의 분쟁 지역에서 구호 활동을 하는 종사자들의 안전을 도모하고 그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09년 만들어졌다.

당시 55세로 숨진 세르히오 디 멜로 사무소장은 UN에서 30년 이상을 근무하며 캄보디아, 동티모르, 보스니아 등에서 분쟁 조정자로서 명성을 얻었고 미래의 유엔 사무총장으로 기대를 모았던 인물이었다.

반기문 총장은 “세계 인도주의의 날을 맞아 우리는 영웅적 구호 활동을 하던 분들의 희생을 기리고 지금 이 순간 생존을 위해 구호 워커들에게 의존하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기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올해 인도주의의 날은 어느 때보다도 많은 구호 종사자들이 살해되고 납치되고 부상을 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경각심을 주고 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인도주의 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구호 종사자들은 사망자가 155명, 중상자가 171명, 피랍자가 134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무려 66% 증가한 것으로 사망자중 81명은 아프가니스탄에서 구호활동을 돕던 사람들이었다.

올들어 희생자 수는 지난 8월15일까지 79명에 달하고 있다. 특히 7월과 8월엔 가자 지구와 남수단에서 많은 희생이 있었다.

유엔의 발레리 아모스 긴급구호코디네이터는 “구호 종사자는 하나의 팀을 이뤄 움직인다. 한 명의 의사와 간호사들, 엔지니어들, 군수 전문가들, 운전사들이 함께 위험을 무릅쓰고 활동을 한다”며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는 것을 안타까워 했다.

구호 종사자들은 ‘세계는 더 많은 인도주의의 영웅들이 필요하다’는 슬로건 아래 오늘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분쟁 지역의 최일선에서 구호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반기문 총장은 연설에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세계식량프로그램(WFP)의 운전사로 일하는 거베스 베닌가는 매일 공격의 목표물이 되는 심각한 위험에 직면했지만 절박하게 인도적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매일 차를 몰고 있다”고 하나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인도주의 종사자들에 대한 공격은 어린이들에게 예방주사를 못 맞게 하고, 환자와 부상자를 방치하도록 만들며 난민들에게 피난처와 음식, 물을 빼앗는 행위”라며 무엇보다 이들의 안전이 도모되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유엔 안보리에선 뉴욕 경찰 출신으로 가자지구에서 구호 활동을 한 페닐 아이언사이드와 남수단에 파견돼 어린이들을 도운 켄 파유모 등 구호 종사자들의 목소리와 활동상을 청취하는 시간도 가졌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