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희망자는 감정가 이상의 인수 가격을 써내야 하며, 응찰액의 5% 이상을 보증금으로 내야 한다. 입찰자격은 개인이나 법인, 컨소시엄 등 제한이 없다. 다만, 외국인이나 외국기업은 한국인이나 한국기업이 대표 응찰자인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지만 지분율이 50% 미만이어야 한다. 입찰이 2차례 유찰되면 외국인의 참여가 전면 허용된다. 낙찰자는 9월18일 선정된다.
업계에서는 이 땅이 유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분위기다. 워낙 입지와 대지 면적 등 개발 여건이 좋은 데다 재계 1, 2위인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최대 부동산 자본인 녹지그룹과 미국 카지노 기업인 라스베이거스샌즈그룹 등의 인수전 참여 가능성도 변수다. 이 중에서도 사옥이전에 사활을 걸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움직임이 가장 적극적이다.
현대차는 입찰 공고 직후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는 입장 자료를 냈다. 현대차는 한전부지에 그룹 통합사옥과 자동차를 소재로 한 테마파크, 컨벤션센터 등을 만들 계획이다.
삼성그룹은 신중한 입장이다. 그룹 관계자는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참여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도로공사도 이날부터 한 달 일정으로 성남시 수정구 본사 부지 매각을 위한 공고를 냈다. 20만3325㎡의 토지와 토지상의 건축물 등으로 감정평가액은 3377억원이다.
부동산 업계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한전 부지를 포함해 강남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를 국제교류 복합지구로 개발한다는 도시계획을 지난 5월 발표한 상태다. 개발이 무산된 용산 국제업무지구(51만385.9㎡)보다 넓은 72만6578㎡ 규모다. 근래 서울의 단위 개발 사업 중 최대 규모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최근 서울에서 대규모 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했는데 한전 땅은 워낙 규모도 크고, 금싸라기 중에 하나라서 개발이 진행되면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계식·나기천 기자 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