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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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리틀 메시보다 제1의 이승우라고 불러 달라"

 "리틀 메시보다는 제1의 이승우라 불렸으면 좋겠다."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에서까지 '리틀 메시' 혹은 '한국의 마라도나' 등 찬사를 받고 있는 이승우(바르셀로나)가 축구 레전드와의 비교 대상으로 떠오르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이승우는 20일 오후 6시(현지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만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북한의 2014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챔피언십 결승에서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팀의 1-2 역전패를 막지 못했다.

남북 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날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대회 최우수선수(MVP)까지 노렸지만 팀의 패배로 이승우의 목표는 '반쪽짜리'가 됐다. 북한에 우승컵을 내준 이승우는 MVP만 품었다.

장결희(바르셀로나) 등과 함께 감각적인 패스 플레이로 상대 수비벽을 허물고자 했지만 공만 잡으면 반칙성 플레이를 서슴지 않는 상대 선수에 막혀 원했던 골을 넣지 못했다.

지난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부터 이어온 매경기 득점 기록도 이날 경기에선 멈춰섰다.

전반 16분 상대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중앙으로 좁혀 들어오며 날린 오른발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전반 30분 박스 정면에서 낮게 깔아찬 슈팅도 골키퍼 품에 안겼다.

이승우는 "이날 결과에 실망스러운 것이 사실이지만 함께 끝까지 뛰어준 선수들에게 감사드린다. 내년 17세 월드컵에 나가서는 더욱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이승우가 보여준 활약은 대단했다. 패스와 슈팅은 창의적이었고 모든 플레이가 또래 선수들보다는 월등했다. 매경기 자신감 넘치는 모습도 묻어났다.

일본과의 4강전에서는 공언한 대로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을 펼치며 2-0으로 격파했다. 센터라인 부근에서부터 치고 달려 골키퍼까지 제치면서 여유롭게 골을 넣은 이승우를 보며 국내외 팬들은 '리틀 메시'라는 찬사를 보냈다.

이에 대해 그는 "어떤 선수와 닮았다라는 판단은 내 몫이 아닌 것 같다. '리틀 메시', '한국의 메시'라 불러준다면 고맙지만 나는 제1의 이승우로 불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인적으로 이번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은 감독님과 팀 동료 덕분이다.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1년 전과 달라진 점을 묻는 질문에 그는 "지난해 대회 때는 개인적으로 컨디션이 많이 좋지 않았다. 올해는 팀 목표가 우승이었기 때문에 모든 것이 작년과 많이 달랐다. 팀에 도움이 되는 수비, 어시스트 등이 좋아진 것 같다"고 자평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4강에 오르면서 내년 칠레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 출전권을 얻었다.

이승우는 "당연히 우승하는 게 내 목표이자, 팀의 목표다.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실력 등의 모든 면을 갖췄다고 생각했다"며 특유의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