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의 ‘아이콘’ 박태환(25·인천시청)이 23일 주종목인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빛 물살을 가른다. 21일 자유형 200m의 승자는 대회 3연패를 노리던 박태환은 물론 중국의 수영 영웅 쑨양(23)도 아니었다. 마지막 50m구간을 26초에 끊는 폭발적인 스퍼트를 펼쳐 역전 우승을 일군 일본의 샛별 하기노 고스케(20)였다. 이변이었다. 쑨양도 이 종목에서 2위에 머물렀다.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동메달에 그친 박태환은 자유형 400m에서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한·중·일 삼국지’가 펼쳐지는 자유형 400m는 이번 대회 최고의 볼거리다. 입장권이 가장 먼저 매진 사태를 빚은 경기다. 박태환과 쑨양은 이날 오전 예선 마지막 3조에서 결승 진출을 다툰다. 혼영 전문인 하기노는 예선 2조에서 뛴다.
게다가 박태환은 지난달 말 호주에서 열린 팬퍼시픽대회에서 우승할 때 3분43초15의 시즌 최고기록을 세웠다. 올시즌 최고 기록은 하기노가 3분43초90, 쑨양이 3분45초12로 박태환에게 미치지 못한다. 팬퍼시픽대회에서 하기노는 박태환보다 무려 1초41 늦은 3분44초56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했다. 200m에서 가장 빠른 출발 반응속도(0.64)를 보인 박태환이 300m 이후 얼마나 스피드를 유지하느냐가 명예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22일 박태환은 남기웅(동아대), 양준혁(서울대), 정정수(서귀포시청)등과 출전한 계영 800m에서 4번 영자로 나서 한국신기록(7분25초46)을 작성했으나 3위에 그쳤다. 앞서 개인혼영 200m에서 우승한 차지한 뒤 2번 영자로 나선 하기노는 금메달(7분16초51)을 주도해 대회 첫 3관왕에 올랐다. 쑨양은 자유형 400m에 집중하기 위해 계영 800m 출전을 포기했다.
인천=박병헌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