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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국회의장·與원내대표 관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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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후사' 도모 재임 중 외연 확대
"정의화·이완구 충돌 정치소신 작용"
장기 표류하는 세월호 정국에서 정의화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간의 관계설정이 새삼 주목된다. 지난 26일 정 의장의 본회의 일정 재조정과 관련해 이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명했으나 즉각 의총에서 반려됐다. 국회의장과 여당의 원내대표 관계는 국회 기상도를 관측·전망하는 주요 잣대 중 하나다.

새누리당은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대표최고위원이 법적·대외적으로 당을 대표하며, 의원총회에서 뽑는 원내대표는 국회운영에 관한 책임과 최고권한을 갖는 투톱체제를 유지한다. 원내대표가 국회 운영과 관련해 전권을 갖고 독자적으로 행사한다.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과의 관계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역대 국회의장과 새누리당(한나라당 포함) 원내대표의 과거사를 보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 사례도 있지만 반목, 질시하는 일도 있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당 소속 출신 국회의장을 입법부 수장으로 예우하되 휘둘리지 않으려고 한다. 의장의 말발이 원내대표에게 기본적으로 먹혀들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원내대표는 직무상 소속 의원의 의견을 경청하고, 청와대 의중을 중시하는 측면이 강하다.

국회의장과 원내대표가 정치적 야심이 크면 의견충돌은 불가피하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 이후 역대 의장은 퇴임 후 정치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이 관행이 됐다. 그러나 일부가 ‘후사’를 도모하기 위해 재임 중 외연을 확대하는 듯한 행보를 보여 구설에 올랐다. 과거 정권에서 모 국회의장은 욕심을 부려 여론을 의식한 정치행위를 이어갔다. 국회운영을 둘러싸고 여당 원내대표와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의장은 사석에서 “원내대표가 자기정치를 하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험담했고, 이에 원내대표는 “의장 임기 끝난 후 복당하는지 두고 보자”고 맞받아쳤다.

정의화 국회의장(오른쪽)과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지난 26일 본회의 일정을 30일로 재조정한 것과 관련해 정면 충돌하면서 국회 정상화 논의가 표류하고 있다. 사진은 정 의장이 지난 22일 국회 의장집무실을 방문한 이 원내대표와 정기국회 의사일정과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공교롭게도 그 의장은 퇴임 후 몇 년 지나서야 자신이 몸 담았던 당의 상임고문으로 돌아와야 했다.

정 의장과 이 원내대표가 남은 정기국회에서 어떻게 협력할지도 관전포인트다. 두 사람은 1996년에 금배지를 나란히 단 정계입문 동기로, 고집이 세고 자존심이 무척 강하다. 정 의장은 재수끝에 의장을 할 만큼, 이 원내대표는 15대 총선 때 김종필 총재의 자민련 바람을 뚫고 대전·충남권에서 유일하게 당선될 만큼 각각 집념이 강하다. 정 의장이 본회의 개회 9분 만에 30일 본회의 재소집 입장을 밝히고 산회를 선포한 것이나, 이 원내대표가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사의를 전격 표명한 것은 두 사람의 정치적 소신을 단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한 전직 국회의장이 28일 통화에서 정 의장의 30일 본회의 재소집과 관련, 여당 의원의 의장 성토에 대해 “정치쇼가 아니었나”라고 반문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황용호 정치전문기자 drag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