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레슬링 그레코로만형의 ‘터줏대감’ 정지현(31·울산 남구청)은 30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남자 그레코로만형 71kg급 결승에서 딜쇼존 투르디예프(우즈베키스탄)를 9-0으로 꺾었다. 이번 대회 한국 레슬링이 따낸 첫 금메달. 2010년 광저우(은3, 동6)에서의 ‘노골드’ 수모도 씻어냈다.
정지현이 30일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1kg급 결승에서 테크니컬 폴승을 거둬 금메달을 획득한 뒤 태극기를 휘날리며 매트를 돌고 있다. 인천=남정탁 기자 |
정지현은 이번에 체급을 71kg로 올렸다. 지난해 신설된 체급이라 라이벌이 적을 것이란 계산이었다. 아울러 감량 스트레스를 덜 받기 위해서였다. 체급을 올리니 살찌우기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경기에서 힘을 내려면 평소 75kg 이상의 체중을 유지해야 하는데 잔뜩 먹어도 체중은 쉽게 늘지 않았다. 60kg급일 땐 작지 않던 그의 키(165㎝)도 약점으로 돌아왔다. 71kg급에선 180㎝에 가까운 선수들도 수두룩하기 때문. 이날도 그랬다. 결승 상대인 투르디예프의 키는 178㎝. 흡사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보는 듯했다. 정지현은 다윗처럼 스피드와 기술을 앞세워 엉치걸이(4점), 엎어치기(4점)를 성공시키며 경기 시작 1분22초 만에 9-0 폴승을 거둬냈다. 어느덧 네 살이 된 ‘아금이’ 서현이의 태명이 드디어 이름값을 발휘하는 순간이었다.
인천=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