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기관장 "나는 천벌 받아 마땅"하다며 흐느껴

재판을 받고 있는 세월호 기관장이 "천벌을 받아도 마땅하다"며 흐느꼈다.

1일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세월호 선장 이준석(69)씨 등 승무원 15명에 대한 제20회 공판기일에서 기관장 박모(55)씨는 "꽃을 피워보지 못한 채 희생된 수많은 아이들을 생각하면 나는 천벌을 받아도 마땅하다"고 밝혔다.

피고인신문(변호인 반대신문)에 나선 박씨는 '끝으로 할 말이 없느냐'는 변호인의 물음에 "나도 장애가 있는 자녀를 키우는 부모다. 때로 희생된 아이들을 생각하면 잠 한 숨, 밥 한 숟갈 마음편히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나도 이런 심정인데 희생자 가족의 심정은 오죽하겠는가. 죽을 죄를 졌다"고 말했다.

박씨는 "뒤늦게 반성해도 돌이킬 수 없는 일이지만 나의 행동에 대해 참회하고 있다"며 자신의 현재 심정을 밝혔다.

재판부는 박씨의 흐느낌이 지속되자 신문과정을 잠시 중단시켰다. 

검사는 박씨에게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느냐"면서 "(전날 피의자신문 과정에는) 변명한 늘어놓지 않았느냐. 정말 잠 한 숨 제대로 못잤느냐. 최근 어려워진 집안 문제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며 반성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했다.

박태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