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수사결과 발표] 유병언 정·관계 로비 없었다지만…남은 의혹은

회사 고의 부도 후 재건과정서
권력층 비호 여부 의문 여전

검찰이 5개월에 걸쳐 진행한 ‘세월호 수사’를 일단락했으나 여전히 많은 의문을 남기고 있어 향후 세월호 특별검사를 통해 관련 의혹에 대한 진상이 규명될지 주목된다. 

6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검찰은 앞으로 유병언 일가와 측근에 대한 수사와 책임재산 확보 작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현재 유씨의 차남 혁기(42)씨와 측근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는 미국에 도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씨 장녀 섬나(48)씨는 프랑스 수사 당국에 체포돼 국내 송환을 위한 재판을 받고 있다. 유씨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혜경(52·여) 한국제약 대표는 미국에서 체포돼 조만간 국내로 송환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씨 일가 범죄수익 환수와 국가 구상권 행사를 위한 책임재산 확보 작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검찰은 현재 유씨 일가가 신도 등의 명의로 차명소유한 예금, 부동산, 자동차, 주식 등 1157억원 규모의 재산을 5회에 걸쳐 동결하는 추징보전 조치를 취했다. 또 세월호 사고 수습 비용 등에 대한 구상권을 행사하기 위해 유씨와 청해진해운 임직원 재산 1222억원 상당도 가압류했다.

이처럼 검찰 수사가 마무리 수순을 밟음에 따라 세월호 관련 최대 의문점 중 하나였던 유병언 일가의 정·관계 로비 의혹은 이제 세월호 특검을 통해 규명될 전망이다. 검찰은 현재 유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 확인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조은석 대검찰청 형사부장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하지만 유씨가 과거 회사 자산을 빼돌려 놓고 고의로 부도를 낸 뒤 이름만 바꿔 이를 되사들이는 과정에서 과연 정·관계의 비호가 없었을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한 상태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달 30일 세월호 특검후보추천위원회에 특검 후보군 4명을 제시할 때 양당 합의를 거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세월호특별법에 합의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는 여야의 협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여전히 수용불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 등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를 염두에 두고 진상조사위에 수사권 및 기소권 부여, 유족 입장을 반영한 특검 후보군 추천 방안 등을 주장하고 있다.

김준모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