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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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사회 도약 프로젝트] “신뢰는 세대에 걸쳐 축적되는 사회 자본 일부”

회위브로텐 NCM 사무총장
“신뢰 수준이 높은 사회는 효율적입니다. 신뢰 부족으로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에 자원을 쓸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그핀 회위브로텐(57·사진) 북유럽 각료 이사회(NCM) 사무총장은 8일 본지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사회 신뢰와 경제 성장 간 양의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면서 북유럽 5개국이 강소국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노르웨이 정치인 출신인 그는 지난해 3월부터 NCM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노르웨이·덴마크·스웨덴·아이슬란드·핀란드 정부 간 협력 기구인 NCM은 1971년 설립됐으며 교육과 문화, 복지, 환경 등 분야별 장관 간 이사회로 구성된다. 각 이사회는 1년에 1∼2차례 회의를 열어 북유럽 차원의 정책 방향을 정한다.

회위브로텐 사무총장은 “NCM은 회원국의 사회 신뢰와 통합을 예산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며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신뢰를 “세대에 걸쳐 축적되는 사회 자본의 일부”라면서 “신뢰는 지역사회에서 시민사회 조직이나 협동조합 운동, 공공기관에 대한 믿음을 통해 발전한다”고 말했다. 신뢰가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북유럽 국가들이 각종 신뢰도 조사에서 항상 상위권을 차지하는 비결로는 수세기 동안 지속한 평화와 안정, 고부담과 고복지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적인 모델을 꼽았다. 한국사회가 신뢰를 회복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가 “신뢰 부족은 사회·정치 문화 차원에서 다뤄야 할 큰 문제”라고 답한 것은 이 같은 맥락에서다.

회위브로텐 사무총장은 또 노사정이 노사 간 단체협약에 기초해 협력하며 여성의 참여율이 높은 노동시장도 성공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1954년 노동시장을 서로 개방해 지난해 2분기 기준으로 평균 74.46%인 높은 고용률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근접성’의 부가가치를 활용하는 것”이라며 “더 긴밀한 협력 체제를 위한 개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인구 규모가 크지 않아 함께하면 할수록 의료와 연구, 혁신과 같은 분야에서 더 많은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우리는 북유럽 지역 내 사람들의 자유로운 이동과 비즈니스를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없애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국가들은 1952년 설립된 의회 간 협력기구인 북유럽 이사회(NC)를 통해서도 협력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