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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창 ‘200안타’ 새역사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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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서건창, 프로야구 33년 첫 대기록
한국 프로야구 33년 역사상 한 시즌 200안타라는 대기록을 쓴 넥센의 ‘공격첨병’ 서건창(25).

그는 불과 3년 전만 해도 무명이었다. 야구 명문 광주제일고를 졸업했지만 불러주는 데가 없었다. 그래도 프로선수의 꿈을 이루고 싶어 2008년 LG에 신고 선수로 입단했다. 

프로의 벽은 높았다. 입단 첫해 단 한 번 타석에 들어서 삼진을 당한 게 1군 경력의 전부다.

그러고서는 이듬해 9월 방출 통보를 받았다. 야구를 하며 군 복무를 해결하고 싶어 경찰청 야구단에 지원을 했지만 1타석 삼진의 경력으로는 턱도 없었다. 결국 일반병으로 군 복무를 해야 했다.

2011년 9월 제대했지만 여전히 불러주는 곳은 없었다. 마지막이자 유일한 희망은 넥센의 공개 테스트. ‘야구의 신’이 그를 버리지 않은 걸까. 20명의 지원자 중 유일하게 살아남았고 2012년 다시 신고선수로 넥센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섰다.

스프링캠프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은 서건창은 2012년 개막전에서 9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장해 2타점 역전 결승타를 터뜨리며 스타 탄생을 알렸다. 이후 빠른 발과 물샐틈없는 수비, 빠른 배트 스피드로 재능을 뽐내며 신인왕과 2루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차지하며 최고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지난해 발가락 부상과 슬럼프까지 겹치며 84안타(타율 0.266)에 그쳤다. 절치부심한 서건창은 올 시즌을 앞두고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체력을 길렀다. 약발이 선 걸까. 배트를 어깨에 걸쳐놓는 듯한 독특한 타격폼으로 공과 배트가 만나는 거리를 짧게 만들며 ‘안타 제조기’로 거듭났다. 이미 지난 6월 최소 경기(64경기) 100안타 타이 기록을 세웠고 99경기 만에 150안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2루수 중 가장 걸출한 성적에도 멀티 포지션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탈락했다. 이게 전화위복이 됐다. 휴식기 동안 체력을 회복한 서건창은 이후 거침없는 안타 행진을 벌이며 200안타 고지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갔다.

지난 13일 KIA전에서 ‘야구 천재’ 이종범이 보유한 역대 한 시즌 최다 안타(196개)를 넘어선 서건창은 시즌 마지막 경기서 대기록을 작성하며 전설로 우뚝 섰다. 서건창은 1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1회 상대 선발 채병룡의 공을 받아쳐 우익 선상 2루타를 뽑아냈다. 올시즌 128경기에서 달성한 200안타다. 이어 8회에도 2루타를 추가하며 시즌 최종 안타는 201개가 됐다.

한국 프로야구 33년 역사상 아무도 도달하지 못했던 ‘신의 영역’이다. 야구천재 이종범(한화 코치), 배트를 거꾸로 잡아도 3할을 친다던 ‘양신’ 양준혁(은퇴)도 이 기록을 달성하지 못하고 무대 뒤로 사라졌다. 144경기를 치르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200안타는 5명이 도합 6차례 달성한 게 전부다.

1년에 162경기를 치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올해 단 2명만 200안타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한 명도 없었다. 서건창의 기록이 빛나는 이유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