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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비가 오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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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리고 있다. 이럴 때면 흔히들 퇴근 길에 동료와 함께 먹걸리에 파전을 떠올리기 일쑤다. 물론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끓여주던 수제비나 칼국수도 입맛을 다시게 한다. 그런데 왜 비가 오면 밀가루 음식이 유독 더 먹고 싶은 것일까.

업계 관계자는 "밀가루는 몸의 열과 답답한 증상을 없애주고 갈증을 해소해주기 때문에 비 오는 날 먹으면 습도와 지친 몸의 열기를 식혀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 밀가루, 우울한 기분 다스려주는 효과

뿐만 아니라 밀가루는 일반적으로 날씨가 흐릴 때 드는 우울한 기분을 다스려주는 효과도 있다. 영양학적 측면에서도 밀가루 음식과 막걸리 등이 비가 오는 날 우리 머릿속에 먼저 떠오르는 이유가 있다. 막걸리와 해물 파전 등에 함유된 단백질과 비타민B는 비 오는 날에 드는 우울한 기분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준다.

단백질의 주성분인 아미노산과 비타민B는 사람들의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을 구성하는 중요한 물질이기 때문이다. 세로토닌은 우울증과 연관된 주요 물질로, 비타민B를 섭취하게 되면 우리 몸의 탄수화물 대사가 높아져 일시적으로 기분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기분이 처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막걸리는 알코올 도수가 6% 정도로 낮고 단백질을 비롯한 비타민B와 이노시톨·콜린 등이 풍부하고 새큼한 맛을 내는 유기산이 0.8% 가량 들어있어 갈증을 멎게 하는 작용을 한다. 또한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는 역할도 있다.

해물 파전에 들어가는 조갯살·굴·달걀과 같은 고단백 재료와 파는 단백질·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으로 꼽힌다. 특히 독특한 파 냄새의 원인인 ‘황화아릴’은 어패류가 가지고 있는 비타민B1의 흡수율을 높여주고 체내에서 지속적인 활성을 돕기 때문에 기분을 상승시켜준다.

이 관계자는 "비가 오면 일조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사람들이 우울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면서 "사람은 본능적으로 그때그때 필요한 영양소를 찾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 기간에 탄수화물이 풍부한 음식을 찾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밀가루 음식 섭취시 주의점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는 밀가루 음식이지만 섭취 시 주의할 점도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방에서는 밀가루는 찬 음식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몸에 열이 많은 태음인이나 소양인은 비교적 잘 맞는 음식이라 볼 수 있지만 이 반대 체질인 소음인은 너무 자주 먹으면 좋지 않다고 한다.

밀가루 음식이 왠지 꺼려지는 사람들의 경우는 파나 마늘·고추 같은 향신료와 김치·양파 등 뿌리 채소 등을 함께 하면 소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 '추적추적' 비 올 때 파전집 매출 ↑

이처럼 ‘비 오는 날에는 파전과 막걸리가 제격’이라는 말이 맞긴 하지만, 소비자들의 발걸음은 내리는 비의 양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너무 많이 내리거나 적게 올 때보다는 추적추적 적당히 내릴 때 파전집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한 카드사가 장마기간 중 서울 음식점 20만곳의 판매 동향을 분석한 결과 비 오는 날 매출이 맑은 날보다 가장 많이 늘어난 업종은 파전전문점으로 증가율이 33%에 달했다. 비가 오면 직장인들이 퇴근길에 파전에 막걸리 한 잔 한다는 속설이 확인된 것이다.

또 주목할 점은 파전전문점의 매출이 내리는 비의 양에 크게 좌우된다는 것이다. 기상청의 날씨 데이터를 이용, 매출과 강수량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강수량이 30㎜ 미만이거나 80㎜를 넘을 때보다는 30~80㎜로 적당할 때의 매출 증가율이 눈에 띄게 높았다.

강수량 30~80㎜인 날의 파전전문점 매출은 맑은 날보다 88%나 많았다. 반면 내린 비의 양이 10㎜ 미만으로 적거나 80㎜ 이상으로 많은 날의 매출 증가율은 각각 13%와 20%에 그쳤다.

◆ 패밀리레스토랑·돌솥비빔밥, 맑은날 매출 '好好'

이 같은 강수량에 따른 매출의 변화는 다른 업종에서도 비슷하게 발견됐다. 비 올 때 민속주점과 야식업종의 평균 매출은 각각 18.3%, 3.1% 늘어났지만, 강수량이 30~80㎜일 때의 증가율은 59.5%와 47.5%로 치솟았다.

반면 ▲아이스크림 ▲냉면 ▲수산물전문점 ▲패밀리레스토랑 ▲돌솥비빔밥 업종은 맑은 날의 매출이 비 오는 날보다 많았다.

한편, 배상면주가의 ‘느린마을막걸리’가 농림축산식품부 선정 2014 우수 쌀가공품 톱(TOP)10 주류·음료 부문에 단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해당 막걸리는 아스파탐과 같은 인공감미료를 넣는 대신 쌀의 함량을 높여 단맛을 내고 우리쌀과 누룩에 물만 넣고 빚어낸 프리미엄 막걸리라는 평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