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처럼 단기전에서는 포수의 역할이 더욱 부각된다. 투수를 이끄는 볼 배합과 수비 포메이션의 진두지휘 같은 포수 본연의 임무에다 쏠쏠한 방망이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다. NC와 LG의 2014 준플레이오프 역시 포수 대결에서 희비가 갈릴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NC와 LG의 주전 포수는 김태군과 최경철.
이들은 모두 다른 팀에서 백업포수로 밀렸다가 NC와 LG 유니폼으로 바꿔입은 뒤 주전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19일 1차전에서는 최경철이 완승을 거뒀다. 최경철은 3-0으로 앞선 1회 2사 1, 2루에서 웨버를 상대로 쐐기 3점포를 뽑아냈다. 포수 본연의 임무에서도 최경철이 한 수 위였다. NC는 삼성(161개)에 이어 팀 도루 2위(154개)에 오를 정도로 기동력이 뛰어난 팀이다.
그러나 1차전에서 최경철은 NC의 두 차례 도루 시도를 모두 잡아냈다. 지난해 도루왕에 오른 김종호와 대주자 전문 요원 이상호를 잡아내 순도 역시 높았다. 최경철의 팀 후배인 오지환도 22일 “요즘 우리 팀에선 (최)경철이형이 대세다. 말을 걸기가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최경철의 달라진 팀 내 위상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경문 NC 감독은 “정규리그에서 3할5푼을 때려주는 타자보다 평소에는 2할 초반대를 치면서도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에서 한 방을 쳐 주는 선수가 더 고맙다”면서 “반대로 생각하면 상대의 예상밖 타자에게 맞을 경우 그 충격은 더욱 크다”고 말했다.
최경철과 김태군 모두 방망이 실력은 다소 처지는 수비형 포수다. 이들이 포수 역할에 충실하면서 한 방까지 쳐준다면 팀이 이길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는 셈이다.
창원=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