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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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군수기업 후지코시, 근로정신대 피해 보상하라"

법원, 피해자 31명 손들어줘
"1인당 8000만원∼1억원 배상"
10대 꽃다운 나이에 일제에 징집돼 태평양전쟁 막바지 ‘근로정신대’란 이름으로 강제노동을 해야 했던 할머니들이 조금이나마 한을 풀 수 있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7부(부장판사 홍동기)는 30일 김모씨 등 31명이 일본 군수기업 후지코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1인당 8000만원∼1억여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을 군수공장 노무자로 배치한 것은 한국인에 대한 불법적인 식민지배와 직결되는 반인도적인 불법행위”라며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이 명백해 (피고가) 금원으로나마 배상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1965년 체결된 한일협정에 따라 개인 손해배상 청구권이 소멸됐다거나 민법상 손해배상의 소멸시효 기간이 끝났다는 후지코시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003년 김씨 등은 피해를 보상하라며 일본에서 손배소송을 제기했지만 2011년 최종 패소한 뒤 지난해 2월 국내에서 다시 소송을 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