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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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쫓아 알래스카에 간 고대 한반도人들

KBS1 ‘다큐공감’
2007년 세계 고고학계가 깜짝 놀랄 만한 발굴이 이뤄졌다. 바로 한국형 온돌이 알래스카에서 발굴된 것이다. 탄소연대 측정 결과 3000년 전 것으로 밝혀진 ‘코리아 온돌’. 누가 왜 알래스카에 온돌을 짓고 살았던 걸까?

알래스카에서 나온 바닥 난방장치. 고대 한반도인이 알래스카와 밀접한 관련을 맺었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 중 하나다.
KBS 제공
KBS1 ‘다큐공감’은 고대 한반도인의 삶을 추적하는 ‘한반도에서 알래스카까지! 고래의 길을 가다’ 편을 1일 오후 7시20분 방송한다. 알래스카에서 40년 동안 고고학 발굴에 몸담은 릭크넥 교수는 2007년 알래스카 아막낙 섬에서 바닥 난방장치를 발견했다. 부단한 조사 끝에 그가 발굴한 유적이 한국의 온돌 양식과 매우 흡사하다는 걸 알아냈다. 한국형 온돌이 그 본거지에서 2000㎞ 넘게 떨어진 알래스카 작은 섬에서 발견된 것이다.

알래스카에서 발견된 온돌의 비밀을 추적하던 중 묘하게도 온돌의 길이 고래의 길과 일치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모든 인류는 먹이에 따라 움직였다는 것은 오래된 상식이다. 고대 한반도인이 최고 해양 자원인 고래를 따라 알래스카까지 향했다는 가설이 이렇게 나온다.

알래스카 온돌 터에서 주목할 만한 유물이 발견됐는데, 바로 고래 뼈로 만든 얼굴 모양의 탈이다. 이 고래 뼈 탈에서 한반도와 알래스카 사이의 관계에 대한 실마리가 풀렸다. 바로 울산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에 새겨진 얼굴 형상과 알래스카에서 발견된 고래 뼈 탈의 모습이 매우 닮은 것이다.

또 반구대 암각화에 새겨진 것 중 선사시대 고래 사냥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도구도 나오는데, 이건 알래스카 원주민들의 전통적인 고래 사냥 방법이기도 했다. 선사시대 알래스카와 한반도 사이의 밀접한 문화적 교류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 남한 최초로 발굴된 구석기 유적지인 공주 석장리에선 고래 그림을 새긴 조각품이 유물로 나왔다. 신석기시대 유적지인 부산 동삼동 패총과 울산 황성동에선 다량의 고래 뼈가 출토됐다. 선사시대 한반도인에게 고래는 삶을 지탱하는 최대 자원이었음을 알 수 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