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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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파업으로 1조손실… 기아차 사장 사퇴

“연례적 파업 관행 타파해야”
후임에 박한우 재경본부장 임명
이삼웅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파업 장기화의 책임을 지고 31일 전격 물러났다. 후임 대표에는 박한우(사진) 재경본부장이 임명됐다.

기아차는 올해 6월12일부터 10월23일까지 임금 및 단체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노조의 특근 및 잔업 거부로 6만9359대나 생산 차질을 빚어 손실이 1조771억원 발생했다. 기아차 노사는 이달 28일 임금 9만8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 격려금 450%890만원 지급, 만 60세 정년 보장 등을 골자로 한 임단협을 타결했다.

이 사장은 쏘렌토, 카니발 등 신차들이 큰 인기를 끄는 상황에서 노조의 파업을 막지 못해 고객들의 출고 대기 시간이 길어진 점에 대해 막중한 책임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파업으로 카니발은 1만2000대, 쏘렌토는 1만대 등 신차 대기 수요가 발생했다.

기아차에 따르면 이 사장은 “사퇴를 해서라도 연례적 파업에 나서는 노조의 잘못된 관행에 경종을 울리고, 자동차산업의 노사관계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장은 또 “잘못된 노사관계가 지속된다면 자동차산업의 생산기반이 더는 설 자리를 잃게 돼 몰락하고 말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신임 박 사장은 단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입사해 33년간 자동차 업종에 종사했다. 2012년부터는 기아차 재경본부장을 맡아 내실경영을 정착시키는 데 기여했으며, 올해 7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기아차는 신임 재경본부장에 재경사업부장인 한천수 전무를 임명했다.

김기동 기자 kid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