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주최로 서울맹학교에서 열린 '2014 실로암 콘서트'에 참가한 시각장애인들이 노래를 열창하고 있다. |
2009년 시작한 실로암 콘서트는 올해가 6번째 공연이다. 2012년부터 음악을 공부하는 시각장애 학생들이 주인공이 돼 무대를 꾸미고 있다. 올해 콘서트에 참여한 어린이·청소년 50여명은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이 운영하는 음악재활아카데미에서 1년의 음악교육 과정을 이수했다. 아카데미는 보건복지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으로 운영되었다.
올해 콘서트는 ‘흰 지팡이를 든 어린 왕자’라는 주제 아래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를 테마로 꾸몄다. 소설 속에서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들려준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볼 수 있어.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라는 말에 착안했다.
첫 번째 파트는 ‘작은 별 변주곡’을 바이올린과 플루트 합주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OST인 ‘언제나 몇 번이라도’를 해금 합주로 각각 연주했다. 두 번째 파트는 클라리넷 합주와 중창 그리고 피아노 합주로 ‘즐거운 나의 집’, ‘나무의 노래’, ‘파란 나라를 보았니’ 등을 선보였다. 세 번째 파트는 우리 국악 무대로 꾸몄다. 가야금과 대금, 해금 합주와 사물놀이 등으로 신명나는 무대를 연출했다.
네 번째 파트는 올 여름 음악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이 ‘번지점프를 하다’ OST인 쇼스타코비치의 왈츠를 연주해 공연의 수준을 한껏 높였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있는 노영서 학생이 특별히 출연해 ‘바하 프렐루드 & 푸가 BMV854’를 선사했다. 다섯 번째 파는 기타와 베이스, 드럼 등이 출동한 밴드 공연으로 꾸며져 순식간에 열기가 가득한 콘서트장이 되었다. 마지막 여섯 번째 파트는 동서양 악기가 함께 어우려져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을 연주하는 것으로 콘서트의 대미를 장식했다.
콘서트에 참여한 윤선혜 학생은 “이런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며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더 노력해 훌륭한 음악인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김미경 관장은 “문화공연 지원과 점자악보 제작 사업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이 사회에서 활동 영역을 넓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