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를 정하고, 내가 만든 국기를 든 채 “이곳은 내 나라”라고 외친다면 대부분 괴짜 취급을 받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렇게 만들어진 ‘나만의 국가’는 전 세계에 생각보다 많다.
22일(현지시간)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 사이트인 ‘와이어드’에 따르면 국민·영토·주권요건을 충족했으나 이처럼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는 ‘나만의 국가’를 국제사회에서는 ‘초소형국민체(micronation)’로 부른다. 전 세계에 약 400개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자체 여권이나 동전을 발급하며 나름 국가의 틀을 갖추고 있다. 정부나 군대, 축구대표팀을 갖춘 곳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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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요새를 국가화한 ‘시랜드’(위 사진)와 미국 플로리다주의 칸취공화국. |
초소형국민체가 만들어진 이유는 다양하다. 호주에 있는 헛리버공국은 1970년대 정부가 과도한 양의 밀 쿼터를 부여한 데 반발해 레너드 조지 캐슬리라는 사람이 세웠다. 매년 수천명의 관광객이 인구 50여명의 헛리버공국을 찾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칸취공화국은 미 국경수비대가 불법이민자 감시를 위해 설치한 방어벽이 주민들의 이동을 차단하자 당시 시장이 독립을 선언해버린 경우다. 영국에는 동부 해안에서 약 9.6㎞ 떨어진 버려진 해상 요새를 국가로 선언한 시랜드가 있다. 이곳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약 2000달러(약 222만6000원)를 내고 비자를 받아야 한다.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것은 지난 7월 공주가 되고 싶은 딸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만들어진 북수단왕국이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