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듯한’ 이 장면은 드라마 속의 상투적인 장면이다. 아토마우스 작가로 세상에 이름을 알린 이동기 작가가 2012년부터 시도한 ‘드라마’ 시리즈다. TV 드라마의 한 장면을 그대로 화폭으로 옮겨 온 것이다. ‘이 시대의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작업 키워드를 ‘무중력’이라 했다. “어떤 특정한 무엇이라 할 수 없는 부유하는 듯한 이미지속에 사는 것이 현대인이다. 그것을 드러내는 것이 내 작업이다.” 그래서 그는 아토마우스로 상징되는 팝아트작가로만 규정되는 것이 싫다. 이미지 조합 실험과 추상 작품도 선보이는 이유다. 빈 캔버스를 전시장에 내걸기도 한다.
“그린다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기도 하다. 숭고함을 드러내는 방편으로 추상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고급과 저급 사이의 구분이 모호해진 ‘이미지 아노미’ 시대를 드러내려는 몸짓으로 보인다. 12월28일까지 갤러리 현대. (02)2287-3500
편완식 미술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