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수석은 다음 날인 24일에도 “김 실장을 흔들어대서 무엇을 얻을지 모르겠다. 특정인을 겨냥해서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했음에도 건강 이상이 있다고 하고 정상적으로 일을 하는데 정말 알 수가 없다”며 ‘김 실장 흔들기’ 배후설을 거듭 제기했다. 김 실장이 이 수석을 통해 사퇴설 진화에 나선 것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관련 보고서(1월6일자)를 작성한 이후다. 김 실장이 관련 보고를 받고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해 이 수석을 통해 사퇴설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수석의 발언은 공직기강비서관실 보고 이후 17일 만에 나온 것이다.
앞서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정씨가 지난해 말 청와대 비서관 등과의 송년모임에서 김 실장 교체설을 ‘찌라시’ 등을 통해 유포할 것을 지시했다는 내용 등을 담은 정씨 동향보고서를 6일자로 작성했다. 이 보고서는 당시 조응천 공직기강비서관에 보고됐으며, 조 비서관은 홍경식 민정수석에 보고한 뒤 김 실장을 만나 대면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가 작성된 시점으로 미뤄 7일 이후 조 비서관이 홍 수석에 보고하고 그 이후에야 김 실장에 보고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실장이 조 비서관의 보고를 받은 이후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중병설’ ‘교체설’이 흘러나오자 이 수석을 통해 “사실이 아니다”며 공식 대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청와대가 1월6일자 공직기강비서관실 보고서가 “찌라시 수준이고 사실과 달라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해명과는 전혀 다른 조치다. 특히 이 수석이 김 실장을 흔들어 대고 있다며 ‘교체설’의 배후 세력을 시사한 것도 주목된다. 이 수석이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공식 대응한 것은 당시 김 실장 등이 이 보고서를 단순한 ‘찌라시’로 판단하지 않았으며, ‘의도적인’ 교체설 확산을 차단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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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뿌연 청와대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이 정국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비가 내린 30일 오전 문틈 사이로 청와대가 뿌옇게 보이고 있다. 남정탁 기자 |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