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무는 추가인하 주장
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과 경제예측기관 21개 중 7개는 한은이 내년 1분기 중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이상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증권은 향후 두 차례의 금리 인하가 단행돼 기준금리가 연 1.5%까지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BNP파리바, ANZ은행, HSBC홀딩스, 도이치은행, 크레디트스위스, 모건스탠리 등 6개사는 한은이 한 차례의 인하에 나서 기준금리가 1.75%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했다. 나머지 14개사는 내년 1분기까지는 현재의 연 2%로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 곳은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도 내년 경제성장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노무라는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한은의 전망치에 못 미칠 가능성이 상당히 크며, 수출 관련 전망도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하며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했다. 모건스탠리도 내년 소비는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경기 둔화로 수출 부문이 부진할 것으로 보여 경기 회복세가 약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달 25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일본의 90년대 통화정책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국도 일본과 유사한 형태의 디플레이션을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추가적인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금리인하가 능사?
일본식 장기불황 가능성을 염려하면서도 추가 금리인하엔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적잖다.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가계부채 문제 등 부정적 효과만 키울 것이라는 게 이유다. 박승 전 한은 총재는 “더 이상 금리를 내리면 자산가치 상승 등의 부작용이 커져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마이너스가 될 것이며 내년 미국 금리인상에도 대비해야 할 때”라며 “추가 인하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장도 “가계부채는 이미 임계점을 넘었고, 최근 저물가는 농산물과 유가 하락 등 공급측면의 요인도 있으며, 돈을 풀어도 소비와 투자가 늘지 않는 유동성 함정에 빠진 상황에서 금리인하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증권 독립리서치사 올라FN 강관우 대표는 “금리를 내린다고 소비와 투자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건 맞지만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채무 경감, 엔저 대응 등을 위해 한두 번은 더 내릴 여지는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