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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원 미만 소액도 이젠 카드 결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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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부 신모(29·여)씨는 할리스커피에서 아메리카노(레귤러·4100원) 한잔을 주문하고 신용카드로 계산을 했다. 신씨는 "전엔 5000원 미만인 경우 현금으로 했는데 요샌 거의 다 카드로 계산을 한다"고 밝혔다.

#2. 직장인 김모(31·여)씨는 지난 주말 맥도날드에서 아침메뉴인 소시지 에그 맥머핀(3500원)을 주문해 먹었다. 현금이 없기도 했지만 체크카드가 연말소득 공제에 도움이 된다는 얘길 듣고 카드로 계산을 했다. 김씨는 "현금을 늘 챙기는 게 번거롭다"며 "재래시장 등 현금이 꼭 필요한 제외하곤 소액이어도 카드로 계산을 한다"고 전했다.

커피 전문점에서의 카드 이용금액이 5년 전과 비교해 올해 5.5배로 증가했다. 또한 카드로 햄버거를 사먹는 경우도 크게 늘어 5년 새 국내 외식업계 전반적으로 신용·체크카드 소액결제 현상이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개인이 커피전문점에서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이용해 결제하는 금액은 3조6727억원일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1∼10월 개인이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이용해 커피전문점에서 결제한 금액을 토대로 올해 전체(1∼12월)의 카드 이용금액을 추산한 결과다. 법인카드는 제외하고 개인이 보유한 카드 사용만 집계했다.

5년 전(2009년 1∼12월)의 6650억원과 비교하면 올해 커피전문점에서의 카드 이용금액은 과거보다 약 5.5배로 늘어났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국내 커피 소비 자체가 늘어난 것도 있지만, 소액 결제 시에도 카드를 사용하는 일이 보편화되면서 커피전문점에서의 카드 이용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커피 외에도 최근 5년 새 국내 외식업계 이곳 저곳에서 카드의 소액결제 추세가 강화됐다. 중국음식점과 패스트푸드점에서의 올해 개인 신용·체크카드 이용금액 추정액은 각각 2조7421억원, 2조3191억원으로 집계돼 5년 전과 비교해 각각 143.2%, 142.9% 늘었다.

중국음식과 패스트푸드는 다른 외식업종에 비해 음식 가격이 저렴하고 혼자 또는 소규모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 중국음식과 패스트푸드는 배달 주문하는 경우가 특히 많아 카드 이용금액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 카드 결제 기피하는 전문직…소득세 '구멍'

치아교정·임플란트 전문인 치과의사 박모(44)씨는 본인이 운영하는 치과 외에 다른 치과를 고용의사 명의로 운영하며 소득을 분산시켰다. 박씨는 할인·할부 등을 조건으로 치아교정, 임플란트 시술료를 현금으로 받고 직원 명의 차명계좌에 입금하는 방법으로 수입 수십억원의 신고를 누락했다. 그는 국세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전산자료가 저장된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파기하고 의원 내 창고에 실제 기록을 보관해 놓았다. 국세청은 이런 정보를 입수하고 세무조사를 해 탈루소득에 대한 소득세와 현금영수증 미발행 금액에 대한 과태료 수십억원을 부과했다.

전문직 종사자 10명 중 1명꼴로 월 200만원도 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월 200만원도 채 못 버는 전문직들의 신용카드 가맹점 가입 비율은 70%대에 불과해 이들의 매출이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업자 10만1050명 중 연매출 2400만원 이하로 신고한 전문직 종사자(개인 기준)는 10.2%인 1만337명에 달했다. 조사 대상은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관세사 ▲건축사 ▲변리사 ▲법무사 ▲감정평가사 ▲의료업 등 고소득 자영업자로 분류되는 전문직 종사자들이다. 의료업에는 병·의원 외에 조산소와 수의사 등도 포함된다. 전문직 사업자의 연평균 매출액이 4억79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의 매출은 평균의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연매출 2400만원이 안 되는 전문직들의 신용카드 가맹점 가입률을 보면 매출이 높은 사업자에 비해 크게 낮았다. 이들의 보수가 신용카드로 결제되면 세정당국이 소득을 바로 파악할 수 있지만 현금으로 결제 시 얼마든지 소득 탈루가 가능하다. 연매출이 2400만원을 넘는 전문직 종사자의 카드 가맹점 가입률은 92.3%에 달했지만, 이 금액이 안 되는 경우엔 72.7%에 불과했다.

업종별로 보면 회계사가 연매출이 2400만원을 넘는 경우 83.9%가 카드 가맹점에 가입했지만, 금액이 적은 회계사들의 가입률은 27.9%에 그쳤다. 세무사 역시 소득이 낮은 경우 가맹점 가입률이 34.5%에 불과해 많은 세무사에 비해 51.1%포인트나 적었고, 변리사 역시 50%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특히 변호사나 세무사 등 전문직종의 소득적출률은 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무조사를 통해 국세청이 적발한 탈세액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말하는 소득적출률이 전문직은 지난해 32.8%에 달했다. 이는 1000만원을 벌면 328만원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전문직종에 대한 소득적출률은 지난 8년치 평균(32.6%)보다 0.2%포인트 높고, 2009년 이래로 가장 높았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