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의 ‘류큐 왕국의 보물’ 특별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류큐 왕실에서 사용했던 의례용 의상을 들여다 보고 있다. 문화재청 제공 |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류큐 왕국의 통치자 쇼(尙)씨 왕가의 상징인 왕관과 왕실에서 입고, 사용했던 복식·의례용 기물이다. 나하시역사박물관 소장의 왕관은 18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중요한 국가의식이 있을 때 착용했다. 의례용 의상은 중국에서 온 책봉사를 영접할 때나 설날 등 왕국의 공식행사 때 입었던 것이다. 왕관과 의상 모두 명나라 황실에서 류큐 국왕 책봉 때 내려주었다. 두 유물은 21일까지만 전시된다.
의례용 기물은 국왕의 사적 생활공간인 ‘우치바루’에서 열린 축하연 등에서 사용되었던 도구다. 중앙에 금·은 술그릇, 오른쪽에 찬합, 왼쪽에 한 쌍의 유리구슬 술병이 쇼씨 왕가의 문장인 소용돌이문이 새겨진 원형 소반 위에 놓여졌다. 이 의례용 기물 전체는 ‘누메우스리’라고 불린다.
이 외에도 류큐 왕국과 조선 왕조 사이의 교류와 조선 시대 지식인들의 류큐 왕국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는 지도와 서적 등 국내에 있는 중요한 기록물들도 함께 전시된다. 박물관 관계자는 “전시회는 조선과 교류가 빈번했던 류큐 왕국의 역사를 이해하는 동시에 더 넓은 시야로 우리를 돌아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구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