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내부 문건 유출 사태의 진앙이 돌고 돌아 결국 원점인 민정수석실로 되돌아갔다. ‘정윤회 문건’ ‘박지만 문건’ 등을 만들고, 이 문건의 유출을 파악하고, 유출 경위를 조사한 주체가 다름아닌 청와대 민정수석실로 드러난 것이다. 이에 따라 내부 문건 유출 사실을 일찌감치 파악한 민정수석실이 이번 ‘정윤회 문건’ 파문 이후 그 책임을 피하기 위해 특별감찰 과정에서 ‘7인회’를 급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기문란 행위로 엄중하게 질책한 문건 유출 파문이 청와대 내부의 부실한 대응에서 비롯된 정황이 속속 드러남에 따라 검찰이 ‘책임자’를 어떻게 처리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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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이 과정에서 조 전 비서관을 중심으로 하는 이른바 ‘7인회’를 만들었다. 청와대는 이들 7인회가 청와대 문건을 외부로 빼돌렸다는 사실이 특별감찰로 드러났다고 언론에 흘렸다. 특별감찰반은 우병우 민정비서관이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특별감찰반에서 ‘7인회’ 당사자로 지목한 인물들이 “서로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부인하고, 검찰은 특별감찰 보고서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고 밝혀 ‘여론 조작’ 의혹이 일고 있다. 청와대가 문건 유출의 책임이 조 전 비서관을 ‘정윤회 문건’의 유출범으로 몰기 위해 언론 플레이를 한 셈이다. 게다가 특별감찰을 받은 오 행정관이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감찰 조사 과정에서 ‘조 전 비서관이 정윤회 문건 작성과 유출을 주도했다’는 내용의 진술서 서명을 하라고 강요받았다”고 폭로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문건 등 청와대 문건 유출과 관련해 박지만 EG 회장이 11시간 동안 참고인 조사를 마친 뒤 16일 새벽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검찰 안팎에서는 우 민정비서관과 조 전 비서관의 악연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조 전 비서관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재직하던 중 우 비서관의 검사장 승진 자격을 검증한 결과 ‘승진 불가’ 의견을 내놓은 사실이 있다. 당시 조 전 비서관은 전직 대통령을 자살로 내몬 무리한 수사방식 등을 탈락 사유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 비서관은 결국 검찰에서 옷을 벗고 나갔다가 지난 5월 청와대에 입성했다.
이희경·조성호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