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다른 계열사인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도 각각 11월7일, 12월5일 워크아웃 조건부 졸업과 자율협약 종료를 이뤘다. 이로써 계열사 모두가 대우건설 인수 뒤 촉발된 유동성 위기로 개선작업을 시작한 지 5년 만에 정상 기업으로 재탄생한 셈이다.
박 회장은 “업계 최고의 기업가치를 창출하는 ‘아름다운 기업’이라는 경영목표를 위해 다시금 담금질할 때”라며 “강하고 힘있고 멋있는 금호아시아나를 만들기 위해 모든 임직원과 계열사가 스스로 강해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자”고 강조했다고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전했다.
금호아시아나의 내년 경영방침에서도 부활의 의지가 느껴진다. 금호아시아나는 2015년 경영방침을 ‘자강불식’(自强不息)으로 정했다. 스스로 강해지려는 노력을 멈추면 안 된다는 뜻이다.
금호아시아나는 2009년 유동성 위기 후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었다. 이후 재무구조 개선으로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지난달 초와 이달 초 워크아웃과 자율협약을 종료했다.
마지막으로 워크아웃 졸업을 앞둔 금호타이어도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조6000억원, 누적 영업이익 2762억원을 기록했다. 또 2년 연속 경상이익을 실현했고, 국내 3대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도 BBB로 올랐다. 부채비율 200% 이하 조건은 지난해 169%로 기준을 이미 달성했고, 올해 3분기에는 149%로 더욱 낮아졌다.
당장 ‘청신호’가 켜진 듯 보이지만 금호아시아나의 재기는 이제부터 본격 시험대에 오를 것이란 전망도 많다. 우선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최근 유가 하락 및 중국인 입국자 증가, 항공 화물시장 회복세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게 긍정적이다. 이런 기조는 내년 이후에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워크아웃 시작 후 매년 파업으로 이어진 임금단체협약이 올해도 아직 타결되지 않고 있는 금호타이어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올해는 워크아웃까지 졸업한 상황이라 노동조합 측의 임금인상 요구 폭이 예년에 비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영역을 축소해 안정 위주의 경영을 해온 금호산업이 다시 아파트 분양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과거 금호아시아나 계열사 상당수를 되찾으려 하는 박 회장이 그 희망에 부응하는 충분한 ‘실탄’(자금)을 확보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