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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식지원센터 운영 ‘밥그릇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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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 대표, 운영위원서 빼야”
기존 식재료 납품업체들 반발
충남 천안시가 추진하고 있는 학교급식지원센터 운영이 시작부터 기존 급식업체와 생산자 단체 간 밥그릇 싸움으로 얼룩지고 있다. 납품을 둘러싼 갈등 속에서 천안시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휘청거리고 있다.

13일 천안시에 따르면 시는 친환경무상급식 식재료 구매를 공적으로 관리·공급하기 위해 오는 3월 학교급식지원센터를 가동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학교별로 구매해온 급식 식재료를 공동구매 방식으로 바꿔 구매단가를 낮추고 안전한 친환경식재료를 구입하기 위해서다.

천안시는 풍세면에 건축면적 2000여㎡의 학교급식지원센터를 마련하고,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 가동 준비를 끝냈다. 지원센터가 본격 가동되면 천안지역 초·중학교 100곳 중 30개 학교가 지원센터를 통해 올 상반기 시범적으로 식재료를 공급받는다.

천안시는 시범운영 후 단계적으로 천안지역 모든 학교 식재료를 이곳에서 구입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기존 급식업체들은 천안시의 이 같은 조치는 적절치 못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갈등은 식재료 구매를 두고 터졌다. 천안시는 식재료 납품 방법을 학교급식지원센터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하기로 하고, 시 산업환경국장을 위원장으로 18명의 위원을 선정했다.

이에 대해 학교별로 식재료를 납품해 왔던 80여개 업체들은 생산자단체 대표 등을 위원으로서 선정한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천안시를 이를 받아들여 위원 4명에게 공정한 구매를 위해서라며 자진사퇴를 권유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단체를 비롯한 20여개 교육 관련 시민단체와 농민단체는 성명을 발표하고 운영위원 해촉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전국에서 학교급식지원센터 운영위원에 실질적인 생산주체인 친환경농민을 배제하는 사례가 있느냐”며 “(천안)시장은 학교급식 공적관리 체계 구축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친환경 로컬푸드 학교급식 활성화 방안을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또 이해당사자 간 지원센터 운영과 관련된 이해가 부족한 것에 대해 급식업체와 학부모, 영양(교)사, 교장, 운영위원장, 학부모급식모니터링단, 농민, 시민단체를 총망라한 토론회를 개최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학교급식 식재료를 납품해 온 업체들은 “운영위원들 가운데 객관적인 입장을 취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특정 단체 관계자들이 많아 도산위기 등 불안하다”며 “공정한 구매관리를 바라는 것이지 특정 단체를 배제하자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지훈 충남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급식센터는 학생들의 먹을거리를 책임지고 납품 방식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추진된 것인데, 납품을 둘러싸고 각종 갈등만 낳고 있다”며 “운영시기가 좀 늦어지더라도 당사자들 간 협의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천안시의 한 관계자는 “당사자 간 갈등으로 곤혹스럽지만 여러 지적들을 충분히 수렴해 3월 정상 운영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천안=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