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성장률·물가전망 다 낮췄는데…경제성장은 어떻게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16일 취임 6개월 맞은 최부총리…'초이노믹스' 실종
세계경제 성장률 하락폭보다 2배 떨어진 교역신장률
위기의 수출…GDP대비 경상비중↑·대외충격에 '취약'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왼쪽에서 3번째)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관광인프라 및 기업혁신투자 중심 투자 활성화 대책과 관련해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우리경제가 처한 저성장과 저물가를 바라보는 시각이 날로 비관적으로 바뀌면서, 16일 취임한 지 6개월을 맞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끄는 2기 경제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장밋빛’ 전망으로 비판을 받아온 한국은행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각각 0.5%포인트씩 대폭 낮췄다. 현실을 직시한 경제전망을 내놨다는 일부 평가에도 이제부터 문제는 성장률과 물가가 모두 떨어진 상태에서 도대체 무엇으로 성장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한은과 똑같이 성장률 전망치를 3.9%에서 3.4%로 크게 내린 LG경제연구원은 “내수확대와 소비재 수입시장 개방을 통해 경상수지 흑자가 구조적으로 유지되는 요인들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한은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 3.4%는 정부의 성장달성 목표치인 3.8%와 0.4%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인한 성장률 제고효과는 0.2%포인트로 추정된다. 정부정책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을 경우 실제 성장률은 3.2%까지 주저앉을 수 있다.

한은은 지난해 우리경제가 3.3% 성장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올해 국내경기가 지난해보다 더 혹독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은 까닭에 3%대 초반에 그칠 수 있다는 염려가 나온다.

실제로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정부보다 0.3%포인트 낮은 3.5%로 공식 발표하면서 3%대 초반으로 미끄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저성장·저물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될 것”이라며 “실제 국내총생산(GDP)이 잠재GDP를 밑도는 디플레이션갭이 8분기 동안 이어지고 있고, 실제물가가 잠재물가를 하회하는 마이너스 물가갭 역시 12분기나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가전망도 크게 하향 조정됐다. 당초 한은은 담뱃값 인상 등으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으나, 1.9%로 예상하면서 처음으로 1%대 저물가 예측을 내놨다. 고(高)성장기에는 통상적으로 물가상승률도 높게 나타난다. 따라서 물가에 대한 눈높이를 낮췄다는 것은 반대로 저성장에 대한 걱정이 반영됐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미 2013년과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2년 연속 1%대에 머무른 상황에서 올해마저 1%대 저물가 추세가 고착될 경우 디플레이션 공포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2015년 경제전망. 자료=한국은행
◆ ‘내수성장’ 한다는데…내수기여도는 되레 하락

현재 정부는 내수성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및 경제정책방향을 마련하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새해 업무보고도 마쳤다.

하지만 각종 지표가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성장률을 3.3%로 보고 이중 연간 순성장에 대한 기여도를 수출 1.0%, 내수 2.3%로 각각 추산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에는 3.4% 성장 가운데 수출이 1.2%, 내수가 2.2% 각각 기여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일 년 사이에 내수 기여도가 0.1%포인트(2.3→2.2%) 축소되는 동안 수출 기여도는 오히려 0.2%포인트(1.0→1.2%) 확대되면서 전체 성장률을 0.1%포인트 밀어 올린다는 분석이다.

결국 수출이 올 한해 우리경제를 좌우할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 숫자도 이를 뒷받침한다.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지난해 6.3~6.4%에서 올해 6.7~6.8%로 상승할 것이라는 게 한은의 전망이다.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대외거래 의존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 수치가 올라가면 대외 충격에 취약한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는 의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수출은 수요 부족으로 인한 세계경기 장기침체와 대(對)중국 수출 부진, 엔저(円低) 공포로 힘든 한해를 겪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3.5%다. 애초 지난해 10월 전망치인 3.8%에서 0.3%포인트 낮춘 수치다. 세계교역 신장률은 종전 4.4%에서 3.8%로 0.6%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세계교역 신장률(3.8%)이 세계경제 성장률(3.5%)보다 앞선다는 점은 위안이다. 미국을 빼면 전 세계를 뒤덮고 있는 구조적 장기침체 속에서도 그나마 대외거래가 발생할 여지가 아직은 남아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장률 하락폭(0.3%포인트)의 두 배에 달하는 교역률 급락세(0.6%포인트)는 문제다. 수출이 생각만큼 안 될 수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수출이 경기를 주도하면서 내수를 견인하던 과거의 경기상승 메커니즘이 재현되기 어려우며 내수회복도 완만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중기적으로 우리경제가 4%대 성장을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2015년 예산안. 자료=기획재정부
◆ 반년간 쏟아낸 숱한 대책에도…“경제혁신 재가동할 것”

지난해 7월16일 새 경제팀 출범 이후 반년 동안 정부는 경제활력을 높이기 위해 확장적 거시정책패키지, 주택시장 정상화 등을 추진했다.

최 부총리 취임 일주일 만인 같은 달 24일 2기 경제팀 경제정책방향이 신속하게 공개된 데 이어 ▲9월1일 부동산 대책 ▲9월18일 확장적 예산안 편성 ▲10월8일 4분기 내수보완대책·엔저대응과 활용방안 등 각종 대책들이 연이어 쏟아져 나왔다.

이와 함께 소득 선순환을 위해 가계소득증대세제 3대 패키지, 청년·여성 일자리 확충과 자영업 자생력 제고 등 구조적 내수부진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도 분주했다.

지난해 8월6일 세법개정안에 이어 27일에는 사적연금활성화방안이 발표됐고 한 달 만인 그 다음 달 24일에는 장년고용 및 자영업자 대책이, 10월15일 여성고용·시간선택제 일자리대책도 각각 소개됐다.

경제혁신 재가동을 위한 공공·금융·서비스 등 핵심 분야의 체질개선을 통한 성장잠재력 확보 노력이 병행되면서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7월31일) ▲금융권 보신주의 혁신 방안(8월26일) ▲유망서비스업 육성 방안(8월12일) 등이 선을 보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한국경제는 비정상적인 관행의 지속과 성장동력 저하, 부문간 불균형 등 고질적인 구조적 문제를 내재하고 있다”면서 “계속되면 저성장 고착화, 잠재성장률 하락을 막기 힘든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축소균형을 방지하고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하고자 정책기조를 과감하게 전환하고 경제혁신을 재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일경 기자 ikpark@segye.com

<세계파이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