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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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대포’된 정청래, 연일 불뿜어

“朴대통령 대통령직 유효한가
황교안, 황당하고 교활한 안목”
당내 “예상했지만… 지나치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사진) 최고위원이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약속한 대로 ‘당대포’ 역할을 하며 연일 초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대여 공세 강화가 지지층에게는 먹혀들 수 있지만 자칫 ‘내부 총질’로 비화하면 최근 당 지지율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 최고위원은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한 원세훈 전 원장의 법정 구속을 언급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대통령직은 유효한가”라고 거듭 물었다. 전날에도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직 유효 여부를 문제 삼으며 초강경 공세를 퍼부었다. 그는 이날 황교안 법무장관에 대해선 “이름 그대로 황당하고 교활한 안목을 가졌다”고 원색적인 표현을 썼다.

그는 당 내부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공격을 하고 있다. 지난 9일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표의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성토하며 “독일이 유대인 학살을 사과했다고 해서 유대인들이 히틀러 묘소 참배할 이유는 없다”, “일본이 과거사를 사과한다고 야스쿠니에 참배하고 천황에 절할 이유는 없다”는 막말성 발언을 했다.

당내에서는 “예상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정 최고위원의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좌성향이고, 이번 전대에서도 국민여론조사·일반당원 쪽에서 높은 지지를 얻었기 때문에 지지층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초반 강공은 예상된 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나치면 새 지도부에 부담을 주고, 당내 화합에도 좋지 않을 수 있다. 박범계 의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문 대표의 현충원 이·박 묘소 방문이 우향우의 문제인가, 정 최고의 내부 방포와 비유는 그러면 좌향좌의 증좌인가”라고 꼬집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하루 종일 종합편성채널에서 내 발언으로 우리 당의 분열을 꾀했다”며 “문 대표 중심으로 단결해 (정부와의) 전면전을 통해 당 지지율 높이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지도부 소속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정 최고위원의 강공은) 예상한 바”라며 “끌려다니지 않고, 충분한 의견 조정을 통해 조절하는 게 당대표의 역할이다. 문 대표의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