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文 ‘탕평인사’… 친노 패권주의 우려 불식

새정치연합 사무총장 양승조·정책위의장 강기정
수석대변인엔 김영록 의원 임명
이희호 여사 예방… “잘하겠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인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 대표는 11일 당의 살림과 조직을 책임질 사무총장에 양승조 의원(3선, 충남 천안시갑)을, 당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위의장에 강기정 의원(3선, 광주 북구갑), 당 수석대변인에 김영록 의원(재선, 전남 해남·진도·완도)을 임명했다. 이번 인선은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의 갈등과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다. 

양 사무총장은 2010년 손학규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손학규계’로 분류되지만 17대 대선 당시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이해찬 전 총리의 캠프 대변인으로 활동하는 등 친노 진영과도 친분이 두텁다. 충청에 지역구를 둔 양 사무총장 발탁은 충청 민심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 대표 경선에서 이완구 국무총리 내정에 대해 ‘호남 총리론’을 내세워 충남권 반발에 부딪힌 것을 수습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강 정책위의장은 2008년 정세균 의원의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정세균계’ 인사다. 강 정책위의장 기용으로 권리당원이 집중돼 있는 전북지역, 즉 이번 당 대표 경선에서 확인한 호남 당심을 다잡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박지원 의원과 가까운 김 수석대변인을 당의 ‘입’으로 배치한 것 역시 ‘호남 소외론’을 차단하고 당 대표 경선에서 혈전을 치른 ‘박지원계’를 끌어안는다는 포석이다.

문 대표는 이날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을 찾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하며 새정치연합의 전통적 지지층을 상징하는 ‘동교동계’와 화해를 시도했다. 이 여사는 전대 과정에서 박 의원 캠프를 방문하는 등 공개 지지했다. 이 여사는 “화해와 통합을 위해 앞으로 많이 수고해달라”고 당부했고 문 대표는 “여사님이 걱정 안 하시도록 제가 잘하겠다”고 답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