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父女 대통령 보좌… 18개월 만에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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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김기춘 실장
연휴 때 짐 정리… 후임은 당분간 공석
각의 전 장관·수석들과 ‘작별 인사’
‘기춘 대원군’이 마침내 물러난다.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과의 결별을 공식화했다. 임명 18개월 만이다. 지난달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교체 가능성을 언급한 후 36일 만이다.

김 실장은 설 연휴 짐 정리를 하는 등 퇴임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은 정해지지 않아 당분간 공석이 유지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이날 국무회의 시작 전 티타임에서 장관과 수석을 만나 밝은 표정으로 악수하거나 고생했다는 의미로 어깨를 두드렸다. ‘무언’의 작별인사인 셈이다. 참석자들은 김 실장은 ‘퇴임’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고별인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박흥렬 경호실장 등 몇몇은 허리를 깊이 숙여 답례했다. 김 실장은 “오늘 내가 인사를 많이 하게 되네”라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김 실장은 그동안 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으며 사실상 당·정·청을 장악한 국정의 핵심 플레이어 역할을 했다. 야당이 줄기차게 사퇴 압력을 가했으나 박 대통령은 “정말 드물게 사심이 없는 분”이라고 줄곧 감쌌다.

경남 거제 출신인 김 실장은 화려한 이력뿐 아니라 박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 등으로 임명 때부터 화제를 모았다. 박 대통령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모친인 육영수 여사의 이름을 따서 만든 ‘정수장학회’에서 장학금을 받은 졸업생 모임인 ‘상청회’의 회장을 지냈고, 2012년 6월에는 재단법인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회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박 전 대통령 말년에는 청와대 비서관을 지내 ‘부녀 대통령’을 모두 보좌하게 된 인연도 있다.

2012년 대선 과정에서 박 대통령을 돕는 친박(친박근혜) 원로그룹인 ‘7인회’ 멤버로 활동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청와대 인사위원장으로서 고위공직 후보자들의 잇단 인사검증 실패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졌다.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파동 때도 조기 수습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일면서 퇴진 압박은 거세졌다. 결국 인적쇄신 타깃으로 지목돼 고비를 넘지 못했다.

남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