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7일 청와대 신임 비서실장에 이병기 국가정보원장을 임명했다. 이로써 집권 3년차의 당·정·청 진용이 비박(비박근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친박(친박근혜) 이완구 국무총리와 이 비서실장 체제로 짜여졌다. 박 대통령은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문건 파동 이후 진행된 인적쇄신 작업을 마무리함에 따라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추진과 공공·노동·금융·교육 4개 부문의 구조 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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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청와대 신임 비서실장에 임명된 이병기 국가정보원장이 지난해 8월20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 전체회의에 출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비서실장은 국제관계와 남북관계에 밝고 정무 능력과 리더십을 갖춰 대통령비서실 조직을 잘 통솔해 산적한 국정현안에 대해 대통령을 원활히 보좌하고 국민과 청와대 사이의 소통의 길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박 대통령의 정무적 ‘멘토’ 역할을 해왔던 만큼 당·정·청의 가교 역할을 하며 박 대통령의 ‘소통정치’를 적극 도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실장은 “대통령과 국민들께서 지금 저에게 기대하시는 주요 덕목이 소통이라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며 “더욱 낮은 자세로 대통령과 국민 소통의 가교가 되고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과 정부와도 더욱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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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7월 18일 청와대에서 이병기 국가정보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이 원장은 27일 청와대 비서실장에 발탁됐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박 대통령은 새 국정원장에 이병호 전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 2차장을 내정했다. 또 청와대 윤두현 홍보수석을 교체하고 김성우 현 대통령 사회문화특보를 후임으로 기용했다.
신설된 대통령 정무특보에는 새누리당 주호영, 김재원, 윤상현 의원이 중용됐고 홍보특보에는 과거 민주당에 몸담았다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으로 옮겨온 김경재 전 의원이 추가 임명됐다.
민 대변인은 이병호 후보자에 대해 “강직하고 국가관이 투철하며 조직 내 신망이 두터워 국정원을 이끌 적임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김 홍보수석 발탁과 관련해선 “청와대와 국민 간 소통에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인선에 대해 “사상 유례없는 잘못된 인사”라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인사에 이어 내달 1일부터 중동 4개국 순방에 나선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