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지 사흘 만에 납치된 제퍼니 너스(오른쪽)와 그의 친엄마(왼쪽) |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의 한 학교에 다니는 제퍼니 너스(17)는 같은 학교에 자신과 비슷하게 생긴 아이가 다닌다는 말을 최근 친구들에게서 들었다. 제퍼니와 닮았다는 소녀는 올해 학교에 입학한 캐시디(14)였다.
캐시디 역시 교내에 자신과 닮은 여학생이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는 집으로 돌아가 부모에게 사실을 얘기했고, 순간 딸의 이야기를 들은 부모는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감출 수 없었다.
1997년 태어나 사흘 만에 누군가에게 납치됐던 딸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캐시디의 부모는 이후 캐시디를 포함해 두 딸과 아들 하나를 두고 있지만, 살아오는 동안 계속해서 큰딸의 행방을 수소문하던 중이었다.
캐시디의 부모는 제퍼니를 집으로 초대했고, 유전자 검사를 통해 제퍼니가 17년 전 잃어버렸던 큰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같은 학교에 진학한 딸 덕분에 기적적으로 큰딸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생겼다. 정작 제퍼니 본인이 정신적 충격에 빠진 것이다.
제퍼니는 이번 일을 통해 지난날 자기를 키워준 어머니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제퍼니를 납치해 키워온 50대 여성은 납치와 사기 등의 혐의로 이날 법정에 섰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데일리메일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