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가 정규리그 1위를 포옹한 것은 무려 5시즌 만이다. 모비스가 남은 두 경기에서 전패하더라도 동부와 SK(이상 35승17패)와 동률을 이루지만 상대 전적에서 이들에 비해 앞선다. 2위 원주 동부가 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SK에 69-75로 패했다.
이로써 SK는 동부와 공동 2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홈에서 결코 모비스의 정규리그 1위를 내줄 수 없다는 동부 김영만 감독의 각오가 무너진 셈이다.
정규리그 1, 2위는 8일부터 시작되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4강전에 직행하는 이점을 안게 된다. 정규리그 1위가 확정되었지만 2∼3위, 4∼5위는 남은 두 경기 결과에 따라 결판난다. 프로농구 통산 전인미답의 502승에 빛나는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모비스가 정규리그를 제패한 원동력은 무엇보다도 끈끈한 조직력에 유 감독의 ‘만 가지 전술’이 빛났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11월초부터 이어온 선두자리를 줄곧 꿰찼다. 52경기를 치르는 동안 3연패가 단 한 차례에 불과했을 정도다. 지난 시즌 막판 LG에 발목 잡혀 정규리그 1위를 놓친 아픔이 되풀이될 수도 있을 법했지만 관록의 팀답게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
다른 구단에 비해 고참들로 구성돼 있는 모비스는 유 감독 특유의 조직력 위주의 농구를 구사한다. 체력을 앞세운 압박농구가 기본이다. 게다가 양동근-문태영-함지훈 등 찰떡 궁합 ‘빅3’를 구축한 모비스는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갖췄다. 국가대표 가드 양동근과 ‘포인트 포워드’ 함지훈이 버티는 데다 ‘득점 기계’ 문태영까지 멤버가 화려하다.
모비스가 일찌감치 정규리그를 제패해 플레이오프에서 4∼5위팀 승자와 4강 플레이오프를 벌이게 된 데에는 과거 KIA 시절을 포함해 챔피언에 무려 6번 오른 구단의 자존심과 관록에다가 모기업인 모비스의 지원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손꼽힌다.
동부와 SK전을 끝까지 지켜본 유 감독은 “사실 올해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우승해서 더 기쁘다”며 “쉽지는 않겠지만 챔피언결정전 3연패에도 도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병헌 선임기자